비선 실세 논란을 불러온 이른바 '정윤회 문건' 내용을 수사해온 검찰은 박관천(49·구속) 경정이 풍문을 과장해 짜깁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렇게 작성된 문건은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박 경정이 박지만(57) EG 회장 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은 5일 조 전 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면서 비선개입 의혹과 문건 유출 경로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경정이 지난해 2월 청와대 파견 해제 후 정보분실에 짐을 보관할 때 그의 짐 속에 있는 청와대 문건을 복사한 한모(45) 경위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한 경위는 친분이 있는 한화그룹 임원에게 문건에 있는 청와대 행정관의 비위 의혹을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 중인 2013년 6월 박 경정이 보고한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 문건 내용을 상부에 보고한 뒤 이를 박 회장 측에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경정은 청와대 파견 해제 전까지 박 회장의 측근 전모 씨를 통해 '정윤회 문건' 등 17건을 전달했다. 검찰은 또 '정윤회 문건'에 담긴 '십상시 회동'과 관련한 수사 결과 회동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윤회 씨의 박 회장 '미행설'은 2013년 말 박 회장이 지인 김모 씨로부터 정 씨가 미행한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측근을 통해 박 경정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미행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고 오토바이 운전자를 붙잡거나 자술서를 받은 사실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월 박 경정이 '정 씨의 사주를 받은 남양주 카페 운영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미행한다'고 보고하자 이를 믿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사실 확인까지 요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문건에 나오는 카페 주인 등은 정 씨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박 경정도 검찰 조사에서 스스로 문건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