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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원전 비리·총체적 부실 운영, 밸브 불량땐 4호기도 위험

신고리 3호기 질소 질식사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   입력 : 2015-01-01 19:34:35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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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의 질소 누출 사망사고에 대한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원전 운영의 구조적 적폐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안전관리 근로자 3명이 신고리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30㎡)에 들어갔다가 질식사한 사고(본지 1일 자 14면 등 보도)가 허술한 안전관리는 물론 납품비리까지 얽힌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일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특히 질소가 누출된 밸브가 납품비리 전력이 있는 업체가 공급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돼 '원전 적폐'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1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밸브룸 내 밸브 이상과 환기시설 미작동 등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경찰 등은 밸브가 애초부터 기계적 결함이 있는 불량품인지, 아니면 설치나 운영·관리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던 때문인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등을 통해 밸브가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나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진다. 밸브 납품업체가 신고리 3호기 외에도 다른 원전에도 같은 제품을 공급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3호기는 물론 공정 98% 상태인 4호기까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사태로 확대된다.

이 같은 우려는 밸브 공급업체가 과거 원전 납품비리 전력이 있다는 데 근거한다. 이 업체는 2012년 7월 경북 울진군 한울 1호기에 밸브를 납품하면서 품질보증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되는 등 그동안 두 차례나 같은 일을 저질러 공급자격이 취소된 적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는 "당시 허위로 밝혀진 품질보증서는 질소가 누출된 신고리 3호기 밸브와는 다른 종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리업체가 계속 납품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한수원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찰이 한수원과 이 업체에 질소 밸브의 품질보증서류와 시험성적서류 제출 등을 요구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환기시설 미작동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 내부에 각종 케이블을 설치한 뒤 도장작업을 했다"며 "이에 따른 활성탄의 흡착능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6일부터 가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수원은 질소가 언제부터 얼마나 누출됐는지, 심지어 사고 당일 이에 대한 안전관리 매뉴얼이 작동했는지 여부도 모르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안전관리 협력업체도 사고 당시 자사 직원들이 왜 밸브룸에 들어갔는지조차 못 밝혀 총제적인 관리감독 부실을 드러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원·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집중조사하고 있다. 울산지청은 밸브룸에 가스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점, 환기시설을 갖춰놓고도 가동하지 않은 점, 직원들이 산소호흡기 등 별도의 장비없이 출입한 점 등에 관련법 위반 혐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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