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의 질소 누출 사망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밸브 불량 여부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소방구조대가 밸브룸에 진입한 모습. 울산 온산소방서 제공 |
- 노동부, 보건진단 명령 추가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질소가 누출된 밸브를 납품한 업체가 원전 납품비리 전력이 있는 업체로 확인되면서 경찰 수사가 밸브의 불량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안전관리 근로자 3명이 지난달 26일 질소에 질식돼 숨진 사고가 불량 밸브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밸브 제작업체인 일신밸브와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질소 밸브의 품질보증서류와 시험성적서류 제출 등을 요구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경북 울진군 한울 1호기에 밸브를 납품하면서 품질보증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이 사실은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확인됐다. 장 의원은 "해당 업체는 다른 원전에도 밸브를 납품하면서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가 적발됐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 업체가 품질보증서류 일부를 허위로 작성해 2012년 7월 보조기기 공급 자격이 취소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허위로 밝혀진 품질보증서는 질소가 누출된 신고리 3호기 밸브와는 다른 종류라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신고리 3호기 밸브는 2011년 12월에 설치됐으며 이듬해 11월부터 각종 테스트를 위해 질소가 주입된 상태를 유지해왔다.
경찰은 이번 사고 원인의 핵심인 밸브를 일신밸브가 납품했다는 점을 고려해 밸브 불량 가능성을 따져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의 과거 비리 사실이 이번 사건에서 충분한 참고사항이 된다"며 "일단 밸브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밸브의 여러 가지 결함, 시공 불량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날 신고리원전 3·4호기에 대해 공사중지 및 안전진단 명령을 내린데 이어 보건진단 명령을 추가로 내렸다.
안전·보건진단 명령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사업장에 내리는 행정명령이다. 보통 작업중지와 안전진단 명령만 내리지만 보건진단까지 내린 것은 그만큼 이번 사고가 중대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보건진단은 허가 대상 유해물질이나 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관리 유해물질, 온도·습도·환기·소음·진동·분진, 유해광선 위험성 등을 진단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작업중지와 안전·보건진단 명령은 이르면 1, 2주 후 해제될 수 있으나 늦으면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망사고 발생 다음 날부터 공사 발주처이자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시공사인 현대건설, 현대건설 협력업체인 대길건설, KTS솔루션의 사고 목격자, 구조작업자, 안전 실무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환된 인원은 모두 20여 명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감독 위반사항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