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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 태종대 남서쪽 7.4마일 해상에서 모래채취선 107 대양호와 컨테이너선 현대브릿지호 충돌 사고로 유출된 기름을 해경 선박이 제거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 모래채취선-'컨'선 한밤중 쾅
- 선박 100여척·항공기 동원 방제
- 해경, 사고 경위·유출량 조사
지난 2월 부산 남외항에서 선박 충돌로 20만 ℓ가 넘는 선박 연료유가 유출된 데 이어 또다시 부산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 사고가 발생해 다량의 기름이 유출됐다.
28일 0시19분께 부산 태종대 남서쪽 7.4마일(11.9㎞) 해상에서 모래채취선인 107 대양호(2496t)와 컨테이너선 현대브릿지호(2만1611t)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현대브릿지호 좌측 선미의 연료탱크 부위에 가로 4m, 세로 2m 크기의 구멍이 생겨 40여 분간 벙커C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사고 이후 현대브릿지호의 파손된 탱크에 담겼던 45만4000ℓ의 기름 중 4만 ℓ는 다른 탱크로 옮겨졌고, 남은 기름은 민간 방제업체의 선박을 동원해 퍼내고 있다.
사고 당시 대양호는 부산항 남항으로 향하고 있었으며 현대브릿지호는 울산항 쪽으로 항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고 이전 두 선박이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호출에 응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운항 부주의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 김홍희 서장은 "두 선박이 충돌 회피 노력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며 "유출된 기름의 양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남해해양안전본부와 해양안전서 해군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함정 8척 등 총 100여 척의 배와 3대의 항공기를 동원해 480m에 이르는 오일펜스를 설치한 뒤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길이 3.6㎞, 최대 폭 200m에 이르는 짙은 기름띠는 북서풍을 타고 먼바다 쪽으로 이동했다. 부산해양서 관계자는 "표류 예측 시스템 분석 결과 북서풍이 계속 불어 기름띠는 동남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며, 양식장 등 연안 쪽이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부산해양서는 모든 방제작업을 완료하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시도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꾸리고 부산 503호 등 선박 두 척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근 어촌계는 해풍 방향에 따라 연근해 어선의 피해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방건오 다대어촌계장은 "사고 이후 일부 정치망에 기름이 묻은 것이 발견됐지만, 아직 어획물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오늘 밤 조업에 들어간 붕장어 잡이 어선의 조업이 내일 아침 끝나봐야 피해 여부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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