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서명운동이 이뤄지게 됐다. 대법원이 진주의료원 폐업철회 경남·진주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의 주민투표 서명운동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보건복지부의 진주의료원 용도변경 승인으로 수그러들었던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대법원은 24일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불교부 처분 취소소송' 선고공판에서 경남도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해야 한다. 이 증명서 교부는 주민투표 관련 서명을 받는 단체의 대표자를 확정하는 절차다. 증명서가 교부되면 대표자는 6개월 내 해당 지역 유권자 5%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경남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가 성사되려면 적어도 14만 명가량 서명해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무효화하려면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된다. 그러나 주민투표 성사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관련법상 도지사에게 주민투표 거부권을 포함한 재량권이 부여돼 있기 때문이다. 진주의료원에 대한 청산 절차가 끝나 실체가 없어진 것도 문제다. 하지만 시민대책위가 주민투표 실시 요건을 모두 갖출 경우 경남도가 무작정 거부하기도 어렵다.
앞서 시민대책위는 경남도가 지난해 5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자 두 달 후 도에 주민투표 대표자 증명서 교부 신청을 했다. 도는 비용이 많이 들고,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대책위는 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 2심에서 승소했고 도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일 진주의료원의 경남도청 서부청사 용도변경을 승인했다.
시민대책위 강수동 상임대표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묻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이 성사된 만큼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시설로 재개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내년 초 1, 2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상반기 중에 서명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통합진보당 해산 시국과 맞물려 당장 서명에 들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서명 운동을 위해 시·군별로 대표성 있는 사람을 모으고 팀을 꾸리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