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에 장기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일각에선 장기밀매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경찰은 가능성이 미미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경찰이 장기밀매 연관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이유는 먼저, 밀매용으로 장기를 적출하려면 전문가가 수술을 해야 하지만 이 시신에는 이 같은 장기적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인체 상반신으로 추정되는 시신 표면에 별다른 수술자국은 찾지 못했다"며 "정확한 것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장기적출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신이 인적 많은 등산로에서 발견됐다는 점도 장기밀매와는 상관없을 것이라는 추정의 근거가 된다.

전문적인 장기밀매단이 시신을 유기하면서 도심 등산로에 급하게 갖다버리듯 유기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토막 과정에서 장기가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탈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으로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시신에서 장기를 적출했다는 근거는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 심장 등 대형장기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점은 의문이다. 시신에서는 종류를 알 수 없는 장기 한 점만이 발견됐을 뿐이다. 통상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면 불안감에 서둘러 유기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시간 보관하면서 장기만따로 떼어내 처리할 개연성은 그만큼 낮다.

시신이 담겨 있던 비닐 봉지가 말끔한 상태였던 점 등으로 미뤄 동물이 장기를 훼손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정밀부검 결과를 보기 전까진 장기가 어떻게 이탈됐는지를추정할 수는 없어 다방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장기밀매 범죄와의 연관성을 사실상 부인하는데도, 이와 같은 불안감이 확산하는 것은 2년전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살인사건 탓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1심 재판과정에서는 오원춘이 장기밀매를 전문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의혹이 무성한데도 당시 별다른 검증없이 사건이 종료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또 토막 시신이 발견된 곳이 오원춘 사건 발생지역과 직선거리로 불과 1㎞정도 거리인데다, 지난해 7월 용인 모텔 엽기살인사건, 2005∼2008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등 경기남부지역에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이모(48·수원 화서동)씨는 "토막 시신 안에 장기가 없다고 하니 혹여 장기를 빼앗기고 살해당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수원을 비롯한 경기지역에 험한 사건이 계속되니 불안하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