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간판 내리는 해경- 18일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간판 시공업자들이 해양경찰을 상징하는 간판을 떼어내고 있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당시의 부실한 구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창설 61년 만에 해체돼 19일 출범하는 국민안전처로 편입된다. 연합뉴스 |
- 승진 빠른 해경들 오니
- 경찰은 상대적 박탈감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해양경찰 인력 일부가 경찰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두 조직 모두 술렁이고 있다. 경찰로 편입되는 해경 직원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해경 인력을 받는 경찰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남해해양경찰청은 남해해경청 정보수사과 소속 직원 40명 중 7명과 간부급 직원 1명이 부산경찰청으로 옮기고,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수사 인력 60명 중 15명은 '임해경찰서'로 지정된 부산 영도경찰서에 배치된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의 이동으로 해경의 기존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로 이관되지만,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등 해상 사건의 수사·정보 기능은 신설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남는다.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좌천동 남해해경청 사무실에서는 부산경찰청으로 발령받은 직원들이 짐을 싸느라 분주했다. 직원들 사이에 가벼운 농담이 오갔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거웠다. 눈물을 찍어내는 직원도 있었다. 경찰로 자리를 옮기게 된 A 경위는 "10년 넘게 일한 곳을 떠나게 됐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남은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아쉽다"면서 "'소속을 옮겨서도 잘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남은 직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한 해경 직원은 "우선 내년 초 예정된 정기인사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막연한 상황"이라며 "또다시 대거 경찰로 소속을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승진에 대한 부담감도 떨칠 수 없다. 10만 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과 비교해 전국 8000여 명으로 구성된 해경 조직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승진이 쉬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육경으로 옮기는 한 해경 직원은 "지금은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며 맡을 업무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해경 인력을 받는 경찰은 심란하다. 그동안 '계급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해경이 경찰로 흡수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 B 경정의 경우 2008년 경위 계급으로 해경으로 옮겼으나, 불과 6년 만인 올해 두 계급 높은 경정으로 경찰에 복귀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력은 비슷한데 해경이 경찰보다 계급은 더 높다.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예전 해경과 기존 경찰의 조직 내 융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해경 관계자는 "옛 해경 직원이 '업둥이'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정치권과 경찰 일각에서는 "해양 주권 수호 등 해경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다음 정부에서는 해경의 복원 등 위상 강화 방안이 본격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