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법적 권한이 없는데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부진경자청)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경남도 감사는 글로벌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경남도와 부진경자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실시돼 무리한 감사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28일 부진경자청에 따르면 경남도는 공동 관할 기관인 부산시가 참가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부진경자청에 대한 감사를 벌인다. 경남도는 감사 기간 투자유치 실적을 비롯한 각종 현안자료를 요구했고 이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진경자청은 부산과 경남도가 함께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조합으로, 안전행정부 장관이 감독 권한을 가진다고 지방자치법에 명시돼 있다. 다만 부산시나 경남도는 조례에 따라 위임받은 업무인 물품관리, 차량관리에 대해서 감사를 할 수 있다.
특히 부진경자청 측은 안행부에 감사 권한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고 안행부와 국가 감사 기관인 감사원이 감사권자라는 답변을 받았는데도, 경남도는 감사를 강행했다. 경남도는 조례에 명시된 사안이 아닌 업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부진경자청 서석숭 청장이 투자 유치 실적이 부진하고 지도력이 없다며 교체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 일부에서는 서 청장이 홍준표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진해 웅동지구 내 글로벌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협조하지 않자 경남도가 감사를 강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7월 미국 20세기 폭스사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부진경자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서 청장은 지난달 31일 부진경자청을 방문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폭스사의 투자 진위와 카지노 유치에 대해 문의하자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혀 경남도의 반발을 샀다.
게다가 부진경자청은 카지노와 영화 시설 등을 갖춘 테마파크 조성에 선행돼야 할 부지 용도 변경과 기존 사업 시행자와의 협의 등 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남도의 협조 요구에 미온적이다. 현재 부진경자청 웅동지역의 부지 지분은 경남도가 65.6% 창원시가 34.4%를 가지고 있는 데다 사업 시행자는 진해오션이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테마파크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부진경자청과 공동 관할 기관인 경남도의 갈등이 권한 밖 감사로 이어진 것 같다"며 "두 기관의 다툼은 국내외 투자 유치에 좋지 않은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원만히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