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우 성향 단장 '정치 표현' 지시
- 자신의 글 작전에 활용 강요
- 예하 담당관 주도적 참여 유도
- 사령관들 작전범위 이탈 미조치
- 정치관련 글 5만 건 이상 분류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 개입은 상상을 초월했다. 19일 국방부 조사본부의 사이버사 댓글 의혹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사이버사 요원들은 지난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전후로 광범위하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사는 북한과 국외 적대세력의 대남 심리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됐음에도 2012년 대선 등을 전후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엉뚱한 작전'에 매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 임무 제쳐둔 '댓글부대'
"대응 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마라" 사이버사 이모 전 단장은 이 같은 말로 요원들의 정치 관여를 부추겼다. 사이버사는 정보수집 요원이 선정한 작전 대상에 대해 단장의 지시에 따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대응 글을 게시하거나 유사한 글을 리트윗하는 등의 방법으로 퍼트리면서 작전을 수행했다.
극우 성향의 이 전 단장은 이 과정에서 NLL(북방한계선), 천안함 폭침,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국방 안보 관련 사안에 부정적 여론을 이끄는 특정 정치인을 언급하며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국방이나 안보와 무관한 사안에 대해서도 자신이 직접 작성한 글을 요원들이 작전에 활용하도록 강요하기까지 했다.
이 전 단장 예하 담당관들은 이런 작전의 논리 개발과 전파, 결과보고서 작성, 성과 분석 등에 주도적으로 나서 요원들이 정치 관여를 정상 임무로 인식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수사 개시 후에는 저장매체와 작전 관련 서류, IP 주소 등을 삭제하거나 변경하도록 지시해 증거를 인멸하려했다.
■ 상상 초월한 정치 개입
정상적인 작전 범위를 벗어난 결과보고서를 받아들고도 사령관들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 상상을 뛰어넘는 정치중립 의무 위반 행위가 이뤄졌다.
2010년 1월 사이버사 창설 후 지난해 10월까지 사이버사 요원들이 게시한 글은 78만7200여 건. 이 가운데 7100건이 정치 관여로 처벌 대상이 됐다.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정치 관련 글로 분류된 것도 5만여 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간 수사 결과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당시 수사본부는 같은 기간 사이버사의 총게시글 28만6000여 건에 특정 정당,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옹호한 글이 2100여 건이라고 발표했다. 정치 관련 글도 1만5000여 건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이 정치적 표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요원들은 대응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