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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23> 진주 비실연꽃마을

벼 대신 연 재배로 '굵직한' 소득…축제·체험행사 '힐링마을' 인기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4-08-06 19:38:4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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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비실연꽃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체험 프로그램인 연밭카누타기를 하며 즐거워 하고있다.
- 농지 진흙토에다 일조량 적어
- 40가구 출자 영농조합 설립
- 연잎차·연근차·장아찌 등 생산
- 이전보다 3~5배 소득 올려

- 매년 연꽃축제 개최 관광객 몰려
- 카누타기·연근캐기 등 체험 다양
- 전국서 벤치마킹, 재배법 전수

- 연두부·연빵공장 건립 추진
- 풍차·정자 더 세워 경관 개선

진주 시가지에서 산청군 방면으로 10여 분가량 가다보면 오른쪽에 용호정과 조비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진입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3㎞ 구간의 논에 대규모 연밭이 조성돼 있다. 마을기업 비실연꽃마을이 있는 곳이다. 이 마을기업의 소재지는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조비마을이다.

마을기업에는 40여 가구 주민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 연 생산부터 연잎차, 연근차, 연근가루, 연피가루, 연근 장아찌, 연근 부각 등 가공품을 생산해 일반 벼 재배 때 보다 3~5배 이상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 산세가 깊고 수려해 정겨운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이런 마을의 이점을 살려 체험· 휴양마을로도 꾸며져 힐링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연으로 기업 일구다

조비마을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골짜기가 깊어 자연의 정취가 그득하다. 하지만 토양이 진흙토인 데다 일조량이 적은 탓에 벼 농사가 잘 안돼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농가소득 창출을 고민하던 중 당시 경남도교육위원이자 현 마을기업 대표인 조재규(58) 씨의 제안으로 연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 주민들은 수차례 토론과 견학을 거쳐 2010년 주 재배 작물을 벼에서 연으로 과감히 바꿨다. 현재 연 재배면적은 13.5㏊(4만3000평)으로 경남 최대다.

주민들은 연 재배를 체계적으로 하기위해 2011년 40가구 전원이 가구당 100만 원을 출자, 자본금 4000만 원으로 영농조합 법인을 설립했다. 이 것이 마을기업의 모태가 됐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때는 2013년이다. 이후 지원금과 마을 자체 기금 등을 포함, 1억2000만원을 들여 연과 연 잎을 가공하는 식품 제조 가공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마을기업은 주민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주주이자 회원인 마을주민이 생산한 연 판매를 대행하거나 연 잎차, 연근차, 연근가루 등 가공품을 만들어 시중에 내다 팔고있다. 가공된 40g짜리 연 잎 차 1봉지는 2만 원, 100g짜리 연근차는 1만 원, 연 잎가루는 150g에 1만 원선에 주문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비실연꽃마을은 마을기업 이미지 제고와 판촉을 위해 축제와 체험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자체 자금 1500만 원을 들여 2011년부터 매년 연꽃축제(올해는 마을기업 투자를 위해 중단)를 연다. 내년에는 행사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연밭 카누타기를 비롯 연잎 빵, 연잎차, 연근차, 연잎막걸리, 연 천연염색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연근캐기 체험 행사는 지난해 50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연 밭에서 직접 연을 캔 체험자들이 1kg 정도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모아져 이 마을기업은 지난해 1억9250만 원의 판매고를 올린데 이어 올해는 2억40000만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 고용창출에도 기여해 올해 7명에게 신규 일자리를 제공했다.

■경험과 노하우를 비즈니스에 접목

   
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어린 자녀와 도예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마을기업이 생산하는 연은 무농약 인증을 받아 건강에 좋고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입 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토질이 모래가 아닌 진흙이라 연이 크지는 않지만 조직이 단단할 뿐 아니라 맛도 좋다. 식감 또한 뛰어나다. 지난달 24일에는 경상대 농대 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 학생 20여 명이 이 곳에서 연잎차 생산 등의 체험을 했다. 귀농 준비생들도 자주 찾아와 연 재배 방법과 가공, 판로 등을 문의 중이다.

이 마을기업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지역에 전수해,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 칠곡군 원매리 마을 주민들에게는 6000㎡의 연밭을 조성해 줬다. 이 마을기업의 우수성을 파악한 칠곡군이 연밭 조성을 의뢰해 와 이뤄진 것이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연밭에서 연 종자를 만들어 현지를 방문, 연밭을 만들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또 진주시 명석면 오미마을과 가좌동에서도 각각 1200㎡와 1800㎡ 규모의 연밭 조성을 도왔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마을기업이 생산한 연은 품질의 우수성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올해 정부의 '지역창의 아이디어'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농·어촌의 부존 자원 등을 활용해 독특한 농촌경관을 조성하고 지역주민의 활력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비실연꽃마을은 부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경사까지 생겼다. 주민들은 이 자금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우선 지원금 중 2억5000만 원으로는 연두부가공 공장과 연빵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또 연을 활용한 연 막걸리, 연잎호소, 연근다식 등 새로운 가공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곳이 친환경농법을 통한 연 재배 지역임을 고려,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자연산 미꾸라지 생산에 나서는 한편 이의 가공시설 건립도 서두르고 있다.

또 마을 경관 조성을위해 내년에 연밭과 주변에 4개의 풍차와 2개의 정자를 더 건립하기로 했다. 비실연꽃마을은 이런 일련의 사업은 '지역 자원과 연계한 머무르는 농촌체험마을 육성' 차원에서 힐링 치유 공간 사업과 더불어 추진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는 연밭 조성 이후 전국적으로 명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도시인들의 귀촌도 늘고 있다. 한적하기만 했던 한 시골마을의 놀랄만한 변신이기도 하다.


# 조재규 마을기업 대표

- 도 교육위원 출신 귀농인…공동체 활성화에 주안점

   
마을기업인 경남 진주 비실연꽃마을의 조재규(58·사진) 대표는 전문 농사꾼이 아니다. 교사 출신으로 2006년부터 최근까지 8년동안 경남도 교육위원을 지냈다. 사천시 남양동이 고향으로 진주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다 2009년 전원주택을 건립해 이주한 귀촌 농가다. 현재는 남의 땅 3000㎡를 임대해 와송과 방풍 할미꽃 산초 등을 재배하는 '비곡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지난 6월부터 이 마을기업 대표를 맡고있다. 그가 이런 중임을 마다하지 않은 데는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마을기업의 모태가 된 연밭 조성이 조 대표의 권유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2009년 경남도 교육위원 자격으로 결산 검사차 경남도교육원에 갔다가 당시 원장으로부터 연를 재배하면 벼보다 3~5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와 주민들에게 연 재배를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이윤 창출보다는 주민 간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이유로 조 대표는 기업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르면 대표직을 그만 둘 생각을 갖고 있다. 마을기업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최근 전국 각지에서 주문 신청이나 재배 노하우 문의 등 전화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앞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최고의 마을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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