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지사 거부권 행사 부여 불구
- 대법 확정 땐 무작정 거부 못해

경남의 도립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부산고법 창원제1행정부는 3일 경남도가 1심 판결에 불복해 냈던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불교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했다. 이는 '경남도가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를 하지 않은 것은 주민의 권리를 막은 것'이라는 지난해 12월 창원지법의 1심 판결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는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다.

앞서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7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주민투표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남도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도 주민투표청구심의회는 도민 전체 투표에 14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데다 지방선거가 임박했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책위는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불교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2월 10일 1심에서 승소했다.

이날 법원이 1심에 이어 또다시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관심은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쏠리고 있다.

대법원에서도 도가 패소하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법적 걸림돌이 없어진다.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는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서명을 받는 단체의 대표자를 확정하는 절차다. 대책위는 증명서를 도로부터 받게 되면 180일 안에 도내 유권자 260만 명의 5%인 13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주민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무효화하려면 주민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최종 주민투표가 이뤄질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관련법상 주민투표 실시 요청에 대해 광역시·도지사에게 거부권을 포함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진주의료원은 현재 청산절차가 모두 끝나 실체가 없는 상태인 것도 문제다. 그러나 대책위가 투표실시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되면 도가 이를 무작정 거부할 수는 없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재판부의 법적 판단에 일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본 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