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과 김경수 후보가 정면 충돌양상을 빚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중앙당이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연대 반대라는 방침을 바꿀 것을 거듭 요구하면서 거부 때는 강경대응 불사를 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새정연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당의 방침을 어기면 후보자격 박탈 등 징계도 불사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 후보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25일 중앙당에 통진당과의 연대 불가방침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지역 여론을 외면한 당 지도부의 불통과 독주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과 부산에서 승리해야 새정연이 전국 정당이 될 수 있으며, 야권 단일화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길인데 중앙당이 이마저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을 수위를 높였다.

특히 김 후보는 "시민사회단체가 중재하는 야권 연대도 안 된다고 하니, 자력으로 경남에서 승리할 길이 있는지 중앙당에 묻고 싶다" "그럴 방도와 의지마저 없다면 경남은 본인이 지키겠다" "오로지 도민들만 믿고 가겠다. 이기든 죽든 도민들과 함께하겠다"는 등 격한 표현을 동원, 상황에 따라 중앙당의 방침을 거부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중앙당이 끝까지 기존 입장을 꺾지 않을 때 후보자격 박탈 등의 불이익도 감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한편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서는 새정연이 통진당 후보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울산과 거제에서 야권연대 합의가 깨진 것도 새정연의 반대 때문이었다"며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한 새정연의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연은 그러나 이 대표의 이런 요구에도 기존 입장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정연 김 후보의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 통진당 강 후보의 후보 사퇴 등과 같은 특단의 대안이 없는 한 경남도지사 야권 후보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