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교수들이 정부 주도의 대학구조개혁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본지 지난 3일 자 5면 보도) 발의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와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 교수 단체는 8일 오후 2시 동의대 국제관에서 "정부와 여당의 '먹튀보장악법(대학구조개혁법안)' 철회 및 대학당국의 밀실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일 김희정(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학구조개혁법안은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으로 문을 닫는 사립대학의 법인이 해산하면 직업교육기관과 평생교육기관, 요양원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퇴출의 길을 열어두는 것이 골자다. 법안은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조정으로 지방 사립대가 고사할 우려가 큰 가운데 '사립대의 퇴출'을 제도적으로 열어뒀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들 교수 단체는 "법안이 제정되면 대학 부실경영의 책임을 대학법인에 전혀 묻지 않는 데다 법인이 교육환경 악화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거나 오히려 부실경영을 가속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 공적 재산인 교육용 시설들을 사적 재산인 법인 수익용 재산으로 합법적으로 전환해주고 세제 특혜까지 보장해줌으로써 학생 등록금과 국고보조금으로 키워놓은 학교의 잔여 재산을 상속이나 증여로 빼돌리게 유도하는 독소 조항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 단체들은 또 법안이 일률적 기준으로 모든 대학을 평가해 강제적으로 입학 정원을 감축하게 하는 정책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치를 침해하는 위헌적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의 '먹튀보장악법' 제정 철회를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대학 당국의 위법적 구조조정 조치를 해결해 달라는 진정서 제출운동도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