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적 785㎡로는 수용 안 돼
- 온라인 수강신청 '전쟁'
- 책 1만여 권 복도 등에 보관
전국 최초의 공공 영어도서관인 부산영어도서관이 가뜩이나 비좁은 데다 이용자가 크게 늘어 포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의 프로그램 신청자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서고까지 복도로 밀려나는 판인데도 공간을 넓히는 사안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09년 개관 당시 5만4000명이던 부산영어도서관 이용자는 지난해 19만1000명을 넘어섰다. 도서관은 부산글로벌빌리지 행정동 5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으나, 면적이 785㎡(256평)에 그쳐 이용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가장 큰 문제는 60여 개 프로그램을 소화할 강의실 부족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아를 위한 강의실이 있는데, 정원은 10명에 불과하다. 이 밖에는 중·고교생 대상의 강의실(24석)과 시청각 자료실(16석)이 전부다. 결국, 강의실 부족으로 프로그램 개설도 제한돼 매월 초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선착순 신청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영어도서관 관계자는 "인기 프로그램은 30초 만에 접수가 끝난다. 탈락한 학부모의 민원이 늘 빗발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도서관의 기본 시설인 서고조차 없어 복도 한쪽에 이동식 서가를 설치해 6000권을, 유아 프로그램 체험실에도 5000권을 보관해야 하는 실정이다. 서가에서 책을 골라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간이의자(스툴)를 빼내고 서가를 놓는 일까지 빚어졌다. 변변한 휴게시설도 없어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들은 복도에 설치된 간이소파에서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자주 찾는 심정희(여·40) 씨는 "주말에는 이용자가 크게 늘어 도서관이 거의 마비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행정동 4층도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글로벌빌리지 공동 운영자인 부산시와 협의하고 있다. 행정동 4층은 글로벌빌리지 위탁업체 사무실과 원어민 교사 교무실 등으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는 소극적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예산도 마련하지 못했다. 당장 개선안을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교대 우길주 교수(영어교육과)는 "영어는 책이나 자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므로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책과 프로그램은 곧 교육 기회균등을 의미한다. 영어도서관 확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