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1000만 관객 돌파를 계기로 부림사건 실제 당사자들이 봉하마을을 방문한다.

부림사건 당사자 10여 명은 21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부림사건 당사자들이 단체로 봉하 묘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묘역 참배 후 사건 당시 변호인의 아내로 어려움을 겪었던 권양숙 여사를 예방해 감사의 뜻을 표할 예정이다.

부림사건 피해자인 고호석(57) 씨는 "영화를 보면서 노무현 변호사의 고뇌와 열정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영화 개봉 초기에는 오히려 우리의 존재가 영화 흥행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 국민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림사건은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한 사건이다. 부림사건이라는 명칭은 1980년대 신군부가 반독재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저지른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에 빗대 '부산의 학림사건'이라는 뜻에서 붙었다.

당시 김광일 변호사와 함께 변론을 맡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