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일본 후쿠오카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현 국제교류재단에 모여 게임을 즐기기 있다. 김영록 기자 |
●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재단
- 외국인 커뮤니티 개설 적극 장려
- 의사소통 돕기 일본어 교실 개설
- 초중고서 외국 문화 소개 수업
- 매년 12월엔 다문화 축제 개최도
● 후쿠오카시 '레인보우 플라자'
- 외국인에 필요한 생활정보 제공
- 심리·체류자격·법률상담도 무료
- 거주 외국인 위한 소식지 발간
- 사투리에 관한 정보까지 제공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일찌감치 개방정책을 표방해 외국 문물을 빨리 받아들인 곳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수십 년 전 아시아 다른 국가보다 먼저 국제교류재단을 만들어서 수많은 나라가 이곳의 외국인 교류 정책을 벤치마킹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재단
| |  |
|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재단 입구에 설치된 한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안내문. |
지난달 19일 일본 후쿠오카 시내에 있는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재단을 찾았다. 재단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입구부터 수북이 쌓여 있는 다양한 언어의 소식지와 벽면을 장식한 이국적인 장신구였다. 소식지에는 지역 행사나 법률상식 등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한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로 설명돼 있었다. 재단 한편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이 모여 앉아 일본인 강사로부터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다.
이곳 후쿠오카현 국제교류재단은 처음부터 공공기관으로 설립된 것은 아니다. 1986년 일부 시민이 후쿠오카현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교류하려고 이곳을 세웠다. 3년이 지나 실효성을 인정받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등록됐다.
이곳은 세 개의 분과로 나누어져 후쿠오카에 거주하는 유학생 등 외국인은 물론 외국에 나가 있는 일본인의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국제과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을 지원하는 부서.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현 87곳에 일본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일본을 찾은 외국인이 모여 자신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지원한다. 현재 현 내에만 160개의 외국인 커뮤니티가 있다. 커뮤니티 개설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20만 엔까지 지원하고 각종 행사에 필요한 장소를 빌려주기도 한다.
두 달에 한 번 아프리카, 한국, 동남아 등지의 국가에서 온 외국인 교사를 초청해 현 내의 초·중·고교에 현지 문화를 소개해주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은 재단이 자랑하는 프로그램. 지역국제과 에리 키노시타 계장은 "외국인이 직접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을 후쿠오카현에 있는 거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진행한다"며 "최근에는 한국의 사물놀이를 소개하는 수업을 했다. 아이들에게 외국인도 우리와 전혀 다를 게 없는 사람이란 점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12월이 되면 현 내 외국인이 모여 서로 음식과 음악을 나누는 다문화 축제도 연다.
재단은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 유학생만을 전담하는 유학생지원센터를 따로 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집을 빌리는 등의 전반적인 생활 문제는 물론 졸업 이후 취업 문제까지 지원한다. 이를 위해 후쿠오카현에만 11개 대학 5개 단체가 유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후쿠오카시 '레인보우 플라자'
후쿠오카현에서 설립한 국제교류재단 외에 후쿠오카시에서도 외국인을 지원하기 위한 후쿠오카 국제교류협회를 따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접근하기 쉽게 후쿠오카시 중심부에 위치한 텐진 이므즈 빌딩에 '레인보우 플라자'라는 외국인 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외국인에게 필요한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심리 상담, 법률·체류자격 상담까지 모두 무료다.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3개국 언어가 지원된다. 외국인뿐 아니라 후쿠오카 시민에게도 어학연수에 관한 상담을 제공한다.
레인보우 플라자 입구에 있는 게시판을 통해 구직이나 중고품 거래 같은 내용을 써넣은 메시지 카드를 붙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소식지를 발간해 후쿠오카시의 명물이나 일본의 명절 등을 소개한다. 또 후쿠오카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행사에 관한 정보는 물론 후쿠오카에서 쓰이는 사투리에 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후쿠오카 국제교류협회 야스마루 히로유키 사무국장은 "재단이나 협회가 설립된 가장 큰 이유는 현 내의 외국인과 일본 시민이 서로 자발적으로 교류하도록 하면서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후쿠오카 정착 부산출신 윤혜진 씨
- "외국인 차별 생활 속에서 전혀 못느껴"
| |  |
| 후쿠오카에 정착한 부산 강서구 출신의 윤혜진 씨와 다섯 살배기 아들. |
부산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일본의 항구도시 후쿠오카에는 4000여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 그중 일본 여행사에서 일하다가 현지인과 결혼까지 성공하며 일본에 정착하게 된 윤혜진(여·37) 씨를 만나봤다.
부산 강서구 출신의 윤 씨는 2006년 일본을 찾는 아시아 지역의 여행객에게 호텔 등을 수배해 주는 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윤 씨는 독신 여성으로 일본에서 지내면서 "보수적인 경향이 한국보다 강하고 남녀 구분이 뚜렷해 외국인으로서 자립이 힘든 부분이 많았다 "면서도 "한 번 인정받으면 자기 사람으로 받아주는 느낌이 커 이곳 생활이 익숙해진 뒤부터는 음식문화 외에는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윤 씨는 부산에서부터 거래처 직원으로 알던 일본인 남편 이데 모토유키(33) 씨와 만나 이곳 후쿠오카에서 살게 됐다. 현재는 다섯 살배기 아들을 낳았고 뱃속에는 둘째를 품고 있다.
윤 씨는 "일본 사람은 오래전부터 외국인과 함께 지내온 터라 길에서 외국인을 봐도 어색해하지 않는다. 아이도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혼혈이라고 해서 따돌림을 받지 않는다"며 "특히 일본의 다문화 정책은 일상생활 소소한 부분까지 잘 반영돼 있다. 마을마다 나이가 어린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비결을 나누기 위해 '공민관'이라는 교류회를 만드는데 이곳에 참여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오히려 일본이 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과 달리 공부보다는 스포츠를 장려하는 점이나 공부에 대한 부담을 많이 주지 않는 분위기여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위한 다언어 라디오 방송국
- 9개 국 언어로 지진 등 각종 재난 정보 제공
일본 후쿠오카현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일본 후쿠오카 시에 위치한 러브FM 다언어 라디오 방송국. 이곳은 처음 후쿠오카현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지진 등 재난과 재해 정보를 전달해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5년 일본 한신 대지진 등 각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일본어로만 경고 방송이 나가 외국인이 대피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 이 방송국은 1995년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고 1996년 4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외국인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재미없는 재난방송을 위주로 해서 시청률 자체는 높지 않은 편이다. 후쿠오카시에서는 2%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후쿠오카현 전체에서도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러브FM 아키히로 타케시 국차장은 "영리를 추구하기보다 생명과 직결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커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태풍 등 실제 발생한 재난과 재해 정보뿐언 아니라 요일마다 재난 시의 대처 요령 같은 다양한 유형의 재난 관련 예비지식을 전달한다. 인구 구성비에 따라 주로 영어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중심으로 방송이 이뤄지고 그 외에도 스페인 프랑스어 등 모두 9개국 언어로 방송이 진행된다. 이곳에는 한국인 DJ 2명과 스태프1명도 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아키히로 국차장은 "현재는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더 늘려 재난 정보뿐만 아니라 규슈 지역의 명소나 맛집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끝-
후쿠오카=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