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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초대석 <45> 부산이 낳은 탁구 스타 현정화

2018 세계선수권 한국 개최 요청 와서 고민 중… 한다면 부산에서 해야죠

  •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
  •  |   입력 : 2013-12-12 20:02:49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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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최근 본사의 '수능수험생을 위한 명사 초청 희망교실'에서 강연을 마친 뒤 부산의 탁구 활성화와 대회 유치 등에 대해 소견을 밝히고 있다. 김성효 기자
- 협회 전무 직책 다시 맡긴 건
- 대회 유치·홍보 헌신하라는 의미

- 탁구를 국민체육 키우고 싶어
- 프로리그 만들어 경쟁력 키워야

- 26일 부산서 종합선수권 개막
- 코리아오픈도 일부 유치 필요

- 시가 도와주면 세계선수권 가능
- 부산 탁구 많이 침체… 창단 시급

부산이 낳은 '탁구 여왕' 현정화(44)는 두 개의 공식 직함을 갖고 있다. KRA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과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그것이다. 감독 업무에다 협회 일까지 챙기느라 무척 바쁘다. 아울러 부산 탁구와 관련된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부산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이다. 2002년 아시안게임 이후 부산에서 국제 탁구대회가 처음 열렸던 것은 그의 아이디어와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대회 기간 중 홍보팀장까지 맡아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보탰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산의 탁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본사의 수능수험행을 위한 명사 초청 희망교실'에 나와 강의를 펼쳤다.


-지난 10월 협회 전무이사에 복귀했다. 2011년 2월부터 1년 6개월간 전무를 맡다가 미국 유학으로 그만둔 뒤 1년 2개월여 만이다.

▶일부 사람들은 '전무가 다시 돼서 축하한다'고 하던데, 나는 일을 하러 들어간 것이지 자리를 보고 간 게 아니다. 또 전무직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협회의 요청이 있었다. 사람을 키운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각종 대회 유치와 스폰서 확보 업무를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국가대표 감독·코치도 10년간 맡았기 때문에 전무직을 다시 맡긴 것 같다. 또 (선수 출신이니까) 경기력을 강화하고, 탁구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런 만큼 활동이 기대된다. 앞으로 활동방향은.

▶탁구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국민체육으로 가기 위한 일에 기여하고 싶다. 또 대부분 스포츠가 프로에 치중을 하니까 우리 탁구도 궁극적으로 '프로 리그'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 협회 행정을 하다 보면 초등 탁구부터 실업팀까지 불합리한 일들이 많다. 자기의 이익이 아니라 공통된 목적을 위해 규정을 만들고, 좀 더 발전적인 측면에서 일을 할 생각이다. 또 탁구계를 하나로 묶어서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

-아시아선수권처럼 부산에서 탁구대회가 자주 개최됐으며 좋겠다.

▶그동안 주로 수도권에서 대회를 해왔다. 이제부터는 부산에서도 개최를 해야 한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종합선수권대회를 오는 26일부터 부산에서 여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코리아오픈(국제대회)을 1년에 몇 차례 하는데, 이것도 일부는 부산에서 했으면 좋겠다. 큰 대회를 하다 보면 작은 대회는 따라오게 된다. 현재 코리아오픈은 인천시가 예산을 뒷받침하고 지역 언론이 홍보를 잘 해준다. 부산도 이런 점이 중요하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들었다.

▶그렇다. 이 대회는 소요 경비가 약 6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회와 관련해 오는 사람들이 개최지에 돈을 쓰고 가는 것은 100억 원을 웃돈다. 세계 각 나라에서 다 오니까. 예를 들어 한 국가의 본진이 20명이면, 따라오는 사람은 임원과 관계자, 취재진 등 적어도 40~50명에 이른다. 특히 중국에서는 100명 넘게 온다. 이런 점에서 (세계선수권 유치는) 돈이 되는 사업이다. 이것이 부산에 유치됐으면 좋겠다. 부산시가 20억 원 정도를 대주면 기업체 후원을 딸 수 있다. 또 중국, 일본의 경우 세계선수권대회의 전 게임을 TV로 중계한다. 우리도 스포츠채널이 많기 때문에 매일 중계는 가능하다고 본다.

-세계선수권 유치와 관련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사실 2018년에 한국이 (개최)하라는 국제연맹 측의 요청이 있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으니까. 그런데 우리가 결정을 못하고 있다. 예산 확보 부문이 확실하지 않으니까. 세계선수권은 과거에 격년제로 했지만 요즘은 단체전-개인전을 번갈아 가면서 해마다 개최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체전이다. 2017년까지는 개최지가 정해져 있다. 국내에서 세계탁구선수권은 부산에서만 할 수 있다. 대규모 시설인 해운대 벡스코를 활용하면 되고, 인근의 큰 호텔들과 연계하면 숙박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세계선수권을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다. 이제는 할 시점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직접 봐야 사람들이 탁구의 묘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앞으로 남북 단일팀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현재로선) 단체전은 좀 어렵다는 생각이다. 준비해야 할 일이 워낙 많으니까. 하지만 개인전 복식과 혼합본식에서는 가능할 듯하다. 국제연맹에서도 그렇게 한다고 하면 좋아할 것이다. 만일 된다면 2018년 부산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니까. 우리는 한다고 하면 좋은데,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남북한 탁구는 실력이 엇비슷하다. 올해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이상수·박영숙 선수가 준결승에서 최강 중국을 꺾고 올라갔는데 결승전에서 북한에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고향에서 탁구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관련 사업을 펼칠 의향은 없는지.

▶부산탁구협회에서 그런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을 하면서 부산 탁구가 많이 침체됐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부산에 팀을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힘든 상태다. 부산시가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아쉽다.

-탁구 업무 외에도 초청 강의를 종종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년 전부터 강의를 나가고 있다. 여러 기업체와 단체로부터 요청이 들어와서. 나는 탁구를 떠나서는 얘기를 할 수 없다. 청소년에게는 주로 가치관과 국가관을 강조하는 편이다. 특히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또 세상을 너무 쉽게 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상당수 젊은이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그만 둔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한국 탁구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 최강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최근 협회가 '2020 탁구 드림팀'을 출범시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유소년 유망주 가운데 남녀 10명씩 최정예만을 골라 집중 조련한다. 중장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이다. 여자팀은 과거 나와 짝을 이뤄 1986, 1987, 1988년 금메달을 땄던 양영자(49) 선배가 감독을 맡았다. 중국을 깨는 것은 우리가 노력하기 나름이다. 좋은 선수를 조기에 발굴해서 꾸준히 교육시키고 키우면 가능하다고 본다.


# 현정화는 누구

- 그랜드슬램 국내 유일…아시아탁구선수권 개최, 그녀의 숨은 노력 덕분

한국 탁구 역사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현정화가 유일하다. 탁구에서 그랜드슬램은 선수로 활동하는 기간에 세계선수권대회의 단체전과 개인전 단식·복식·혼합복식 등 4개 종목을 모두 석권하는 것이다. 현정화는 20년 전인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개인단식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대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는 그랜드슬램 외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획득 등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이는 그가 쏟아부은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다. 현정화는 선수 시절 '연습벌레'로 통했다. 당시 화장품 광고 모델로 TV에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정화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현재 부산 동구 좌천동 가구거리의 첫 번째 가게가 그의 어릴 때 집이었다. 3녀 중 둘째인 현정화는 중1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 또한 탁구 선수 출신이었다.

지금 현정화는 '기러기 엄마'다. 남편과 자녀가 미국 유학 중이다. 서울집에는 어머니와 동생이 함께 살고, 언니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다.

그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부산 탁구와 관련된 일이라면 팔을 걷고 나선다. 지난 7월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가 부산에 유치된 것도 그의 숨은 노력 덕분이었다. 이달 2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전국종합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전국 탁구대회 개최는 무려 26년 만이다.

현정화가 탁구에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도 부산이다. 그는 "고향의 탁구가 많이 죽었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부산 탁구가 현정화·유남규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지만, 지금은 침체됐다는 점에서다. 부산 탁구 부활에 열정을 쏟는 이유다. 그는 "부산에 남자 실업팀을 하나 만들기 위해 허남식 시장님과의 면담에서 지원 요청을 했고, 시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했다. 그런데도 (관련 부서에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정화 약력

▷1969년 10월 6일 부산 출생 ▷대신초·계성중·계성여상·경성대, 고려대 교육대학원 ▷1986 서울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 ▷1987 뉴델리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우승 ▷1988 서울 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 ▷1989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우승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 ▷1991 지바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남북 단일팀) ▷1993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 ▷2008 제20회 윤곡여성체육대상 지도자상 ▷2011 국제탁구연맹 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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