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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대연동 문화센터 '쿠바나'에서 송일곤 영화감독이 지난 6월 18일 쿠바 아카데미 강좌의 하나로 강연하고 있다. 한쿠바교류협회 제공 |
- 4대륙 중심에 있는 나라
- 한국과 공통점 많지만 정치적 이유로 미수교
- 마을활동가들 방문 계기
- 2000년 교류회 결성
- 부산 온천동에 자리잡아
- 현재 회원 4200명 달해
- 농업교류활동 활발
- 아바나 한글학교 운영
- 영화제·야구대회 등
- 다양한 민간교류 지원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액의 5분의 1, 개인소득의 4분의 1 수준의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국민 평균수명은 80세 이상인 나라. 국민의 70% 이상이 대학 졸업자일 정도로 인적 자원이 풍부한 나라. 유럽 아프리카 북미 남미 4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국제교류 활동을 중시하는 나라. 언뜻 봐도 대한민국과 공통점이 많은 이 나라는 다름 아닌 쿠바다. 이는 그만큼 국가 간 교류의 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쿠바는 대외 정치적인 이유로 미수교 관계에 있어 국가 간 교류가 원활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 부산의 한 민간단체가 십수 년째 민간 사절단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멀지만 가까운 나라 쿠바의 재발견
한쿠바교류협회(AICC)가 그 주인공. 이 단체의 태동은 1999년 20여 명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들과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이 쿠바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방문 당시 막연히 사회주의국가의 폐쇄성만을 상상한 채 쿠바에 발을 디뎠던 것과 달리 막상 눈으로 보고 겪은 쿠바의 모습은 달랐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당시 쿠바는 상당히 발달한 관광국가였으며, 1000여 명이 넘는 한인 후손이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1953년에는 290만 달러를 우리나라에 무상 원조했으며, 1960년대 쿠바 혁명 당시 7인의 게릴라 중 한 명이 한국인이었을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이에 당시 마을활동가의 자격으로 쿠바를 방문했던 김이수(49) 대표가 귀국한 뒤 쿠바와 대한민국의 민간교류 활성화에 뜻을 두고 5명의 회원을 모아 2000년 국제교류회를 결성했다. 이후 2006년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한쿠바교류협회를 창설, 2011년 외무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했다. 현재 부산 본부와 함께 서울과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지부가 있다. 회원은 온라인 4000명, 오프라인 200명가량이며, 주요 활동은 한국 쿠바 간 민간 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쿠바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도시농업, 한류 등 문화교류 위해 봉사
특히 협회의 활동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쿠바 내 도시농업의 국내 전파이다. 쿠바는 1990년대 소련이 무너져 원조가 중단된 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농업을 도입했다. 이때 시작한 것이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도시 내 유기농업의 발판이 됐다. 현재 협회는 쿠바의 농업 생산량 확대를 위해 우리나라의 발달한 농업기술을 전하고, 쿠바의 다양한 도시 유기농업 공법을 국내에 전파하는 도시농업포럼 등 농업교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쿠바 아바나 내 한국 사무소를 개설, 2002년부터 한글학교를 운영 중이다. 국내 교류재단에서 파견된 교사들이 직접 쿠바 내 한인 후손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쿠바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올해 말 한국식당과 한류문화센터가 입점하는 한인회관 건립사업을 외교부와 공동으로 추진, 내년 1월 개소할 예정이다. 쿠바 산타클라라 지역에 한국공원 조성 계획을 쿠바 정부와 공동으로 입안해 현재 설계를 거쳐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5일 열리는 라틴아케리카 영화제 기간에는 첫 한국영화전을 열어 매년 지속적으로 국내 작품을 쿠바에 소개할 계획이다.
앞으로 협회는 쿠바 생활체육활동의 주를 이루고 있는 사회인·연예인·어린이 등 민간 야구단과 국내 동호회 야구단 간 친선경기를 기획, 개최하기로 했다. 또 올해 5월 쿠바문화제를 부산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최해 전시회 공연 등 활동을 통해 한국 내 쿠바 알리기를 위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쿠바교류협회 김이수 대표는 "쿠바는 유럽 아프리카 북미 남미 등 4개 대륙의 가운데에 위치한 나라로, 앞으로 국제 교류의 정점을 차지할 것"이라며 "양국 간 정치적인 차이를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메워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이수 교류협회 대표
- "가난하지만 행복한 그들의 마을문화 국내 전하고 싶었다"
"이 시대의 의사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재건성형외과 전문의인 한쿠바교류협회 김이수(49·사진) 대표가 처음 한쿠바교류사업에 몸담게 된 계기는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1998년 부산의료원 재직 당시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질문. 그러던 차에 연제구 물만골공동체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로 일하던 지인의 요청으로 활동가로 일하게 된다.
김 대표는 마을 일을 하면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주민들이 무허가 판자촌에 거주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도 우애를 나누며 정신적 풍요를 누리는 모습을 통해서다. 그러던 공동체가 해체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공동체 소유의 토지를 구매하면서부터. 땅이 생기자 주민들은 갈등과 반목을 시작했으며, '소유와 경쟁의 덫에 걸리지 않는 공동체의 행복'에 대한 그의 고민은 또다시 시작됐다.
그가 답을 찾은 것은 다름 아닌, 마을활동가와 사회단체 인사 20여 명과 여행을 떠난 쿠바에서였다. 1999년 방문 당시 그곳은 주민 대다수가 '라비오'라 불리는 다세대 주택에 4, 5세대씩 거주하며 궁핍한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여유로운 모습. 비록 물질적으로 빈곤해도 이웃 간 춤과 노래를 나누며 문화적 풍요를 누리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그는 경제·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로 문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한쿠바교류회를 결성했다. 풍요로운 쿠바의 마을문화를 한국에 이식시켜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14년째, 처음 5명으로 시작한 협회는 현재 회원 수 200여 명, 상주직원 20여 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5월 쿠바문화제를 부산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등 문화 교류를 위한 행사도 다양하다.
김 대표는 "내가 치유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돌보는 것도 의사의 또 다른 역할"이라며 "가난한 아시아 국가의 치유에 힘쓸 수 있는 의사를 배출하는 데도 노력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 살사 아카데미 통해 춤 문화 소개…세계 맥주 파는 주점 운영
- 경성대 인근 문화센터 '쿠바나'
- 내달 10일에는 라틴 파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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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부산 남구 대연동 문화센터 '쿠바나' 내부.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한쿠바교류협회(AICC)의 국내 활동 주 무대는 2009년 부산 남구 대연동 경성대 인근에 개설한 문화센터 '쿠바나'. 쿠바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매주 스페인어 강좌와 살사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10일에는 쿠바나 최초로 라틴 파티를 개최해 일반인을 상대로 쿠바 음식과 춤 문화 등을 소개하고 즐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내년부터는 쿠바 정부가 인정하는 살사아카데미 강사를 현지에서 초빙해 강의를 수료하면 쿠바 정부 인증 수료증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곳은 협회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종의 자금 지원 기지이기도 하다. 2층의 공간 중 1층에서 세계 맥주를 파는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처음 협회가 생긴 뒤 쿠바 음식과 음료를 팔아보기도 했지만, 음식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방문 고객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2년 전부터 시작한 것이 맥주 주점. 하지만 이곳은 안주를 만들어 제공하는 별도의 공간이 없다. 단지 테이블과 일반 과자류 제품만 판매하는 부스가 있을 뿐이다. 일종의 스낵바 형식으로 쿠바에서 유행하는 주점 형태다. 다행히 만국 공통인 '술'이라는 메뉴가 적중했는지 현재 가게 매출은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면했다.
수익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협회 김이수 대표는 "민간 차원의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치려면 자금 운용이 관으로부터 독립하는 게 필수"라고 설명했다. 사단법인이지만, 만약 정부 보조금을 받아 관리 감독을 받으면 효율적인 협회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지부에서도 문화센터 운영과 함께 2008년부터 쿠바 여행과 무역 관련 사업을 진행해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협회의 운영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