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시공사 소송전 장기화
- 일각선 사업백지화될까 우려도
부산 남구 오륙도와 이기대를 잇는 해양레저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됐던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사업 부지를 둘러싼 신탁관리업체와 국세청 간 권리 다툼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새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20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현재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이 잠정 중단된 남구 용호동 산 205 일원 부지에 대해 신탁관리 중인 동양증권과 국세청 간 '사해행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이 채권자로부터 압류되기 직전에 이를 제삼자 명의로 이전해 처분하거나 허위로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세청은 동양증권이 대출금 550억 원 미납을 이유로 (주)무송종합엔지니어링 소유의 씨사이드 부지를 신탁관리하는 바람에 국세 체납금 300억 원에 대한 토지 압류가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송이 동양증권 측과 공모해 세금·압류를 피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국세청은 2010년 1월 동양증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해 2011년 11월 승소했다. 무송 측은 다시 2011년 12월 서울고법에 항소해 다음 해 12월 승소했지만, 국세청이 제기한 상고심이 현재 대법원에서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무송과 국세청 간 소송 문제가 마무리돼야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부지가 국세청에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사업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씨사이드 사업부지는 현재 관광지화가 추진되고 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 등 주변 지역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개인 소유 부지에서 개인이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구청이 새 사업자를 모집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새 사업자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씨사이드 사업 전체가 백지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철저한 검증 없이 허가한 구청이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씨사이드 관광지 조성사업은 2007년 시작돼 애초 2009년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시행사인 (주)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부도가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