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 반환소송 사전 진화
- 창원시는 후려치기에 반발

경남도가 감사를 통해 적발한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가격 폭리(본지 10월 23일 자 11면 보도) 문제가 정부-광역지자체, 광역지자체-지자체의 공방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창원시가 반대입장을 밝히자 도가 다시 이를 재반박하는 등 사태가 '전국적 이슈'로 커질 조짐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는 최근 특정감사를 통해 도내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때 민간업자가 가구당 800만 원, 전체적으로 43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감사결과를 밝혔다. 도는 민간업자들이 분양가 산정과정에서 실제 투입 건축비가 아니라 상한가인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바람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도 감사결과는 취득세 과세자료를 실제 투입된 건축비로 본 것으로, 정확한 분양가 산정 자료로 간주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가 정한 표준건축비는 실제 건축비의 상한선이지만 5년간 동결된 것이어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현행 임대주택법이 건축비의 상한을 표준건축비로 규정할 뿐 아직 분명한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도의 감사 대상에 관내 아파트 3개 단지가 포함됐던 창원시도 국토부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천명했다.

국토부가 광역지자체의 감사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은 경남도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전국적인 민원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수십 건의 부당 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재판을 통해 분양가를 승인한 행정기관의 잘못이 드러나면 상위 기관인 국토부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임대아파트 전국회의 부영연대'는 분양전환으로 챙긴 민간사업자들의 부당 이득 규모가 8조 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상호 입장이 맞서자 도는 24일 재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부는 지난 8월에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아무 것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혼란을 부추긴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창원시에 대해서는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돼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창원시는 "도 발표처럼 무작정 후려치기식으로 분양가를 낮춰 적용하면 임대업자가 분양전환을 철회, 서민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