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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이주민여성들로 구성된 '톨가' 회원들이 몽골 전통춤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
- 태국 등 10개 모임
- 이주민센터 주변
- 다국적 거리로 변신
- 사회 편견의 벽 여전
- 육아·취업문제 고민
- 한국·모국문화 함께 가르쳐
- 자녀들 미래 이끄는
- 글로벌 인재 기대
인구 110만 명을 보유한 창원은 창원공단을 중심으로 한 국내의 대표적 공업도시다. 당연히 머나먼 이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찾아온 이주민 근로자들도 많다. 이들이 창원시민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전의 일이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필리핀, 베트남, 중국 등에서 창원으로 온 근로자들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또는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자국별 이주민 모임(커뮤니티)들을 결성해왔다.
지난 1999년 방글라데시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태국 이주노동자공동체, 중국교민회, 베트남 교민회, 스리랑카 교민회 등이 잇달아 발족했다. 현재는 10개의 이주민 모임이 활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는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옛 외국인노동자상담소) 활동가들의 도움이 컸다.
다문화 모임이 이뤄지는 창원지역의 이주민센터 주변에는 다국적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와 동남아 식자재 등을 파는 마트 등도 들어섰다. 국제 도시를 지향하는 창원시의 한켠에서 다문화의 향기가 짙게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유목민들의 모임 '톨가'
처음에 창원지역 이주민 커뮤니티는 근로자 모임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결혼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다문화가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6월 몽골 이주민들이 만든 '톨가'는 이러한 변화상을 보여주는 모임이다.
몽골어로 '난로'라는 의미를 지닌 톨가는 '서로 따뜻한 온기를 나누자'는 뜻이다. 50명의 몽골인 커뮤니티에서 독립한 이 모임은 이주민 여성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톨가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이주민지원정책인 '희망날개'사업에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톨가를 이끄는 노유정(39·털랴 후 델마) 씨는 지난달 동료들과 함께 몽골 전통춤을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4일 열렸던 다문화가정 축제인 '마이그런츠 아리랑' 행사에서 기량을 선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서울에서 유명강사까지 초빙해 매일 오후 7시까지 맹훈련을 했다.
노 씨는 지난 2006년 4월 친구소개로 지금의 한국 신랑을 만나 결혼했다. 지금은 1남 2녀를 둔 평범한 엄마다.
그는 "이주민 엄마로서 가장 큰 문제는 육아다. 혹시 다른 피부색 등으로 인해 왕따를 당하지나 않을까 많은 걱정을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는 톨가 회원들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몽골 이주민 여성들은 직장을 갖고 싶지만 언어나 사회적 편견의 벽으로 인해 번번히 좌절되고 있다.
가족을 중시하는 몽골민족 기질을 이어받아 육아에도 헌신적인 톨가 회원들은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창원의 몽골인 여성들은 자녀들에게 한국문화 뿐 아니라 몽골문화도 자연스럽게 알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자녀들은 몽골 무용 등 전통을 배우기 위한 캠프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톨가 회원들은 그들만의 특유한 감성교육을 통해 자녀들이 미래를 이끌 다문화 인재로 자라나길 바라고 있다.
■필리핀 모임(KPMA) 끈끈한 유대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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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에 위치한 경남이주민센터에서 몽골, 필리핀 등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글 및 자국 역사 교육을 받고 있다. |
창원에서는 몽골 모임 못지않게 필리핀 커뮤니티의 활약상도 대단하다.
대표자 격인 버뮤도 마리아 크리스티타(48) 씨는 지난 2000년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국내로 들어왔다. 13년차 한국 주부로 살고 있는 그녀는 외동딸(5)을 두고 있다.
필리핀의 소도시인 일로일로시에서 9남매중 첫째로 태어난 마리아 씨는 맏이답게 통솔력이 있다. 익숙해진 한국생활을 바탕으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필리핀 댁'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민원까지 척척 해결해준다. '마당발'이란 별명은 그래서 붙여졌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로 이뤄진 필리핀 커뮤니티는 주말이면 인근 운동장에서 함께 어울리기도 하고, 직접 만든 필리핀 음식도 나눠먹으며 우의를 다진다. 이들은 평소 십시일반으로 모금한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필리핀 가정이나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국의 문화를 잊지 말자며 필리핀 국경일 행사도 갖는다.
KPMA는 지역사회에 융화되기 위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9월 마산지역에서 태풍 매미 피해가 발생하자 복구현장으로 달려가 쓰레기를 치우는 등 봉사활동을 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피해 발생 때는 모금활동을 벌였다.
그럼에도 여전한 외국인 차별 및 무시는 이들을 괴롭히는 요인들이다.
마리아 씨는 "최근 동료와 버스를 타고 서로 담소를 나눴는데 버스기사가 대뜸 시끄럽다고 말해 모멸감을 느꼈다"며 씁쓸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 가요제·전통복장 행진 인기…10만명 참가 내외국인 화합 대표 축제
■ 이주민 국내 최대 축제 '맘프'
- 이름 바꿔 첫 행사 4~6일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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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경남 창원시 용지문화공원에서 개막된 '이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축제 맘프 2013'에 참가한 학생들이 중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
맘프(MAMF·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이주민 축제다.
경남이주민센터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해마다 창원에서 10만 명가량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4~6일 성공리에 축제가 치러졌다. 지난해까지는 '마이그런츠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올해 맘프로 변경됐다.
이 축제는 정부가 다문화 사회 원년을 선포한 지난 2005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한 뒤 2010년부터 창원으로 옮겨왔다.
지난 행사에서는 이주민 가요제가 가장 각광을 받았다. 전국에서 600명이 참가, 15개 지역예선을 거쳐 10여 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이주민센터 관계자는 "최종 출전자 가운데는 자국에서 음반을 내는 등 가수에 버금가는 실력파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올 축제에서는 시클로,릭샤 등 동남아를 대표하는 택시 모형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문화장터에서는 나라별 물품을 판매하고, 내국인과 이주민간 물품교환을 했다.
캄보디아, 필리핀 등 10개국 이주민들은 전통복장을 한채 창원 시가지에서 퍼레이드를 펼쳐 시민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철승 이주민센터 소장은 "영국의 이주민 근로자들이 주축이 된 이주민노동자축제는 유럽을 대표하는 명물 축제가 됐다"며 "맘프를 이주민 화합은 물론 창원을 대표하는 관광축제로 승화시키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