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경남 밀양지역에서 송전탑 건설 공사를 재개한 지 사흘째로 접어든 4일 반대 측 주민들이 투쟁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찰이 일부 공사 방해 행위자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한전은 이날 오전 8시30분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과 동화전마을, 상동면 도곡리, 부북면 위양리 등 송전탑 현장 5곳에 자체 직원과 시공사 직원 등 270여 명을 투입해 공사를 계속 했다. 한전은 진입로 개설과 장비 조립 등을 위해 헬기로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 주변에 10여 개 중대 1000여 명을 배치했다.

　한전이 공사에 속도를 내면서 반대 측 주민들도 결사 저항하고 있다. 단장면 송전탑 자재 야적장과 움막 등에서는 주민 100여 명과 경찰 300여 명이 밤새 대치를 했다. 4일 오전까지 양 측의 충돌 과정에서 다쳐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은 10여 명에 이른다.

　5일부터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타지역 사람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여 더 큰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탈핵 희망버스는 5일 새벽 2대의 버스에 시민 등 80여 명을 태워 밀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송전탑 건설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공사자재 야적장에 무단으로 들어온 환경단체와 반핵단체 회원 등 11명 가운데 주동자 등 가담 정도가 무거운 2~3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10시께 단장면 송전탑 공사 자재 야적장 외벽을 부수고 진입해 시위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거나 같은 날 오후 2시 40분께 야적장 인근 움막 앞에서 경찰의 현장 증거 수집 활동을 막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창원지검과 경남경찰청은 지난 1일 공안대책지역협의회에서 공사 방해자 등에 대해 엄격한 법 적용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