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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지구마을 리포트 <3>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부산성원

다국적 무슬림 한국어·영어로 예배…세계 3대(기독교·불교·이슬람교) 종교가 이웃사촌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13-09-25 19:19:4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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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부산성원에서 신도들이 합동예배를 드리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1980년 문 열어
- 올해 초 내부 새 단장
- 연 2만5000여명 방문
- 단식·할랄식품 중요
- 개종 강요는 편견

- 길 건너엔 안국선원
- 히잡·절복 바지 여성
- 같은 길 걸어가 눈길

난생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이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두실역에서 내려 300m가량 직진하다 오른쪽으로 돌았다. 그러자 인근 아파트 단지 사이로 얼굴을 내민 커다랗고 동그란 흰색 지붕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바로 모스크 양식의 이슬람성원이었다. 아담한 다리를 건너니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옆에는 터키음식 전문점 '가파토키아'가 있다.

또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 절복 바지를 입은 50, 60대 여성과 히잡을 둘러쓴 무슬림 여인이 같은 길을 걸어갔다. 알고 보니 이슬람성원 맞은편에 안국선원(불교)이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느낌이었다.

지난 13일 오후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성원을 찾았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17곳의 이슬람성원이 있다. 부산에서는 이곳이 유일하다. 연간 방문인원만 2만5000여 명에 달한다.

이날 오후 1시 금요일 합동예배가 열렸다. "아슈하두 알라~ 일라~하 일랄라, 와 아슈하두 안나 무함마단 라수~룰라(하나님 외에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하나님의 예언자이시다)."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배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됐다. 이슬람성원 2층에 마련된 예배장으로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국적의 남성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한국인도 눈에 띄었다. 유학생, 회사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이슬람교 신자를 뜻하는 무슬림들은 예배를 하기 전에는 몸을 깨끗하게 씻는다. 야외마당에 놓인 수돗가에서 정갈하게 몸을 닦았다. 오른손 세 번, 왼손 세 번처럼 순서도 따로 있다. 무슬림들은 신발을 벗고 맨발 차림으로 예배장에 들어섰다.

하지만 여성은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다. 예배 진행 특성상 남녀가 한곳에 있으면 불편해서란다. 3층에 위치한 예배장에 따로 여성전용공간이 마련됐다. 여성 예배장에 들어서니 히잡을 쓴 여성 3명이 조용히 '꾸란(이슬람교 경전)'을 넘기며 예배에 임했다.

이슬람 부산성원은 1980년 리비아 독지가의 도움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 초에는 그동안 퇴색됐던 이슬람성원 내부의 세밀화 작업을 거쳐 새 단장을 마쳤다. 이곳에 등록된 한국인만 무려 17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우리 아버지들'도 포함돼 있다. 한국이슬람교 중앙회 이동하 부산지회장은 "당시 무슬림만 건설현장에 투입돼 일할 수 있었다"며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종하려는 사람으로 붐벼 이슬람성원 입구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고 회상했다.

이슬람교 하면 단식을 빼놓을 수 없다. 단식의 목적은 신앙심과 불쌍한 이에 대한 동정심과 배고픔 공유, 공동체 결속을 위해서다. 해가 떠있는 동안 굶는다. 이 지회장은 "유난히 올해 여름이 더워 단식하는데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살·가공된 식품인 할랄(halal)도 무슬림에게는 중요하다.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은 직접 닭을 잡거나 할랄인증을 받은 수입식품을 먹는다. 이 지회장은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유치원 때부터 급식에서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나오면 알레르기라서 주지 말라고 선생님에게 부탁했다"며 "아직 어려서 종교를 밝히면 주변 사람이 이상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껏 키우면서 먹지 말라고 한 것보다 먹으라고 한 것이 더 많다"고 웃었다. 그는 "이슬람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이 많은데 '너는 너의 종교, 나는 나의 종교'라는 말처럼 이슬람의 기본정신은 다른 사람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회장은 "바로 옆에 위치한 안국선원과도 큰 행사 때마다 같이 밥도 나눠 먹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금정구, 포토존 등 '남산동 종교 관광' 검토

- 부곡동 '가톨릭 특성화거리'와 연계
- 인도문화원 11월 두구동에 개원

   
부산대 학생들이 그린 금정구 종교테마지도.
부산 금정구에 가면 세계 주요 종교(기독교·불교·이슬람교·천주교)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부산성원(이슬람교) 바로 맞은편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안국선원(불교)이 자리 잡고 있다. 또 멀지 않은 곳에 이삭교회(기독교)가 있다. 특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이웃사촌처럼 지내고 있는 3대 종교의 건물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다.

금정구청은 종교를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관광 상품화를 검토하고 있다. 구청 박상희 문화공보과장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조성 등을 위해 인근 주민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다 보니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가톨릭대가 위치한 부곡동에는 일명 '가톨릭 특성화거리'가 조성됐다. 가톨릭 특성화거리는 지산고 정문에서 부산가톨릭대 정문 인근에 이르는 약 100m 구간. 지산고 벽면에는 가톨릭교가 한국에 상륙해 박해기·부흥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을 돌로 조각했다. 가톨릭거리 인근에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사도성요한수도회 등 가톨릭 기관이 있다. 부산가톨릭대 원성현 입학홍보처장은 "천주교 부산교구 초대 교구장인 고 최재선 주교가 부산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도원들에 교구가 보유하고 있는 부곡3동 일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한곳에 모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인도문화원이 오는 11월 지상 3층 규모로 두구동에 문을 열 예정이다.


# 예배장소 찾기, '깨끗한 음식' 애로

■ 말레이시아 유학생 파이살 씨

   
무함마드 파이살(27·말레이시아·사진) 씨의 삶은 종교를 따라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모태 무슬림이다. 지난 13일 금정구 이슬람성원에서 파이살 씨를 만났다.

그는 9년 전 한국에 유학을 왔다. 이 때문에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현재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다. 그가 이 대학원을 선택하는데는 종교의 영향이 컸다. 부산대가 이슬람사원과 가까워서다. 무슬림은 매주 금요일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 파이살 씨는 "2010년 해운대구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했는데 이슬람성원까지 택시비가 만만치 않았다"며 "다른 지역의 학교를 선택하더라도 똑같은 문제를 겪기 때문에 (이슬람성원과) 가까운 곳으로 진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파이살 씨는 한국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서 학교에 있을 때면 건물 지하 1층 창고나 비상계단에서 기도를 드린다"며 "종일 밖에 돌아다닐 경우 마땅한 예배장소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도를 드리기 전에는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공중화장실에서 얼굴 팔 발을 씻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의심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무슬림은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는데 이 점이 가장 힘들다. 파이살 씨는 음식 때문에 기숙사 생활 대신에 학교 인근에서 자취하고 있다. 그는 "꾸란에 나오는 깨끗한 음식의 요구사항을 갖춘 육고기를 한국에서는 찾기 힘들다"며 "대개 이슬람성원에서 파는 고기를 사서 직접 요리한다.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햄, 베이컨 종류는 아예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혹시라도 기도하는 무슬림을 봐도 이상한 눈길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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