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도시관리공단 설립을 계기로 기초자치단체 산하 지방공기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한번 일고 있다.
7일 현재 울산에는 5개의 지방공기업이 있다.
개발사업을 하는 울산도시공사와 공공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울산시시설관리공단등 2개는 광역자치단체인 울산시 산하 공기업이다.
기초단체 밑에는 기존 남구도시관리공단과 울주군시설관리공단에다 이달 1일 설립된 중구도시관리공단까지 3개가 있다.
기초단체 산하의 3개 공기업은 모두 공공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울산시시설관리공단과 성격이 같다.
울산의 5개 기초단체 가운데 3개가 지방공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공기업을 만드는 쪽에서는 설립 이유가 분명하다.
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면 인력 부족과 잦은 자리 이동 등으로 전문성이 떨어져공공시설 운영과 서비스 제공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간업체에 외주를 맡겨도 비용이 많이 들고, 책임감 있는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지방공기업이 맡으면 공공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지방공기업법은 경상경비의 50% 이상을 경상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공기업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공사업임을 고려해 투입한 예산의 절반 이상을 수익(경상수지율 50%)으로 거둬들이면 경영이 적절했다고 보는 셈이다. 사기업처럼 마냥 수익을 추구할수도, 무작정 손해만 볼수도 없어서 '50%'라는 기준이 도출된 것이다.
현재 지방공기업은 예산을 전액 자치단체로부터 받아 운영하고, 발생 수입을 다시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해 울산시시설관리공단은 예산 211억9천600만원을 들여 137억3천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경상수지율이 62.46%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남구도시관리공단은 69억300만원을 투입하고 69억8천300만원을 벌어 경상수지율이 101.2%에 달한다. 8천만원 흑자를 낸 것이다.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박물관 등 관광시설을 보유한 남구도시관리공단은 2008년설립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경상수지율이 모두 100%를 넘었다.
지난해 66억9천300만원을 투입한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은 39억1천만원을 벌어 58.43%을 기록했다.
이번에 설립된 중구는 자본금 1억원을 포함해 총 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공영주차장과 거주자우선주차제 등 주차시설, 십리대밭축구장과 함월구민운동장등 체육시설, 쓰레기종량제봉투 공급 등 기초질서시설 등 3개 분야 9개 사업을 맡는다.
그러나 경쟁하듯 생기는 기초단체 산하 지방공기업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우선 자치단체의 업무 부하를 이유로 사실상 행정조직을 키우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자체단체장이 지방공기업 대표직에 '자기 사람'을 앉히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이런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 보답하거나 혹은 앞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사람을 임명, 결국 단체장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운영이 자치단체 재정 악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복지시설이 많은 울주군은 설립 첫해(2009년)와 이듬해 경상수지율이 각각 6%, 13%에 그쳐 수십억원씩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남구(47.7%)나 울주군(4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구(21.2%)의 경우 자칫 도시관리공단이 재정 운용의 심각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구의 한 관계자는 "지방공기업 타당성 용역 결과 경상수지율이 120%로 수입이비용을 크게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부장은 "수익이 예상보다 적으면 목표 달성을 위해무리하게 요금을 인상할 수 있고, 그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울산시 산하 기관이 기초단체의 공공시설을 통합 운영·관리하는 방안 등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북구도 공무원 연구모임 차원에서 도시관리공단 설립 타당성을 8월 말까지검토하고 있다.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면 설립 준비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동구는 지방공기업 설립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