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업체 "더워서" 이전 결정
부산시가 정부의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 지침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공공기관에 입주한 외부업체에 에너지 절약 동참을 강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시는 뒤늦게 규정을 확인하고 바로잡기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공기관 실내온도를 28도로 제한한 에너지 절약 대책에 기관 내 외부 입주 업체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27일 밝혔다. 실내 온도 제한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건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지역 공공기관에서는 이 같은 지침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입주 업체에 무조건 동참을 요구했다. 한 예로 부산진구청은 청사에 입주한 17개 외부 업체에 대해서도 실내온도 28도 이상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했다. 에너지 절약 지침을 잘못 이해해 청사 건물 내부는 모두 같은 실내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앙공조 냉방 체계지만, 입주 업체가 개별 냉방을 원해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입주 업체는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생각은 있지만, 전기료를 쓴 만큼 내는 민간업체에도 공공기관 규정을 따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겪어온 불편이 단순 실수 때문이었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업체인 정보통신업체 S사는 건물 실내온도 제한으로 이전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컴퓨터와 서버 등 통신기기가 내뿜는 열이 상당해 여름이 항상 힘들었다"며 "이전 결정에 열악한 여름 근무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게다가 구마다 입주해 있는 은행 출장소는 실내온도 규정을 강제하지 않고 단순 협조 요청만 한 상태라 형평성 문제도 있다.
구·군 은행 출장소는 대부분 개별 냉방 설비를 갖추고 기온이나 시간대별 고객 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냉방하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이 이어지자 시는 뒤늦게 산업통상자원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외부 업체는 실내 온도 제한 대상이 아니라는 답을 받았다. 진기생 시 신성장산업과장은 "입주 업체의 불만은 알았어도 시 입장에서는 손쓸 도리가 없는 줄 알았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유권해석 결과를 각 구·군과 시 산하 공공기관에 전달해 외부 업체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