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사기범 도피생활 음주단속에 종지부

　빚 돌려막기 하려 중학교 동창과 가족 속여

　
유망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수십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던 30대 남성이 음주운전 때문에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남성은 빚 돌려막기를 하려고 중학교 동창과 동창의 가족까지 속여 돈을 뜯어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4일 무직임에도 돈을 잘 버는 사업가 행세를 해 지인들에게 17억 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유모(31)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지난 1월 11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중학교 동창 이모(31) 씨에게 중고차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월 20~30%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이 씨의 형, 누나, 자형 등 4명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1억9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인 김모(31) 씨에게는 국산 파이프를 러시아 등 5개국에 수리부품으로 수출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지난 1월 2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17회에 걸쳐 2억1950만 원을 뜯어냈다.

　유 씨는 이 씨 가족에게 소액으로 돈을 빌려 실제 이자를 지급하면서 신뢰를 쌓고 점점 큰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세관으로 데려가 과거 세관 지입차량을 운전하면서 알게 된 직원과 친분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실제 수출업을 하는 것처럼 속였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그전에도 지인에게 사업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부산진경찰서에서 6000만 원, 해운대경찰서에서 13억 원 사기로 수배를 받고 있었다. 유 씨는 빌린 돈으로 이전 빚을 갚기 위해 계속 사기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는 지난 2월부터 도피생활을 했으나, 지난달 31일 경남 양산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