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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프로젝트-무너진 교단 '희망'을 세우자 <3> 일반고 교실 위기, 교권을 압박한다

"수업내용 알아듣기 어렵고 관심도 없어… 그냥 엎드려 잘래요"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3-05-14 20:39:2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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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의 한 일반고에서 학생들이 인사를 하자 교사(오른쪽)가 반겨주고 있다. 최근 '일반고 교실의 위기'가 교권침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학력편차 심한 학생들
- 한 교실에서 부대끼는데
- 교사는 돌아볼 틈 없이
- 잡무에만 시달리기도

"스승이란 말이 갈수록 새삼스럽습니다. 교사들끼리 학교 바깥에서 회합을 가질 때 교장선생님을 '사장님', 동료교사를 '김 부장' '이 부장'하는 식으로 부르는 건 요즘 보통입니다.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이전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굳이 교사라는 점을 드러내지 않는 거지요."

"다짜고짜 전화해 '내가 낸 세금으로 먹고사는 공무원 주제에 학생지도를 어떻게 하기에 고교생들이 동네에서 담배를 피우느냐'고 몰아세우는 사람이 있어요. 한편으론 공부는 학원에서 다 한다며 교사는 뭐하는 사람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듯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럴 땐 정말 허탈감과 무력감이 극에 달해요."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학생생활지도 담당 경력이 10년 이상인 부산지역 고교 교사 4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이 체감하는 교권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도 교사들은 "일반고 교실의 위기와 교권침해의 증가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입과 학력편차 사이에서 갈등하는 교실

   

일반고는 초·중학교와 달리 대학입시라는 민감한 과제와 맞물려 있고, 동시에 교육환경 변화로 학생 간 학력 편차가 심화되는 등 이중의 장벽에 끼어 있다. 그 틈새에서 교권침해가 빈번하고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진단이자 고백이다. 교단 경력 25년 차인 부산 B일반고 김경미(가명) 교사는 "상위 1%와 하위 1%가 함께 수업을 하는 게 일반고의 현실"이라며 "상위권 학생을 위해 수업 질을 높여야 하는 문제와 떠들기보다 엎드려 자는 게 나은 학생들의 진학 지도를 동시에 해야 하는 문제로 생기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갈등은 언제나 잠복해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들려줬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특성화고에서 생활지도를 하다 올해 일반고로 옮긴 한 교사는 "지금처럼 수업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과 그 정반대의 학생이 오전 7시50분부터 밤 9시 또는 10시까지 한 교실에서 부대끼고 교사는 잡무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면 소통 단절에 따른 교권침해 행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교사는 "일반고 교실에서 학생-교사 관계가 붕괴하면서 학생들은 교사를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아줌마 보듯' 하거나 폭언 욕설을 하는 등 교권침해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제관계 붕괴 '교권침해' 이어져


'일반고 교실의 위기'는 최근 특목고와 특성화고 등이 생기는 등 교육환경이 급변하면서 훨씬 심각해졌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다. 현재 부산의 전체 143개 고교 가운데 일반고는 79곳(55.2%), 자율형 사립고 및 공립고 15곳(10.5%), 특목고 12곳(마이스터고 3곳 포함·8.4%), 특성화고 37곳(25.9%)이다. 특히 부산은 특목고의 비중이 8.4%로 전국 평균 5.8%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중학교 내신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로 쏠리고,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 안팎의 학생들이 마이스터고로, 상위 60~70% 이상의 학생들이 특성화고로 먼저 진학한다. 그러다 보니 대학 진학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는 일반고에는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1%인 학생부터 최하위 수준인 학생까지 골고루 섞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로 인한 갈등이 늘고 감정적인 교권침해가 증가한다"고 토로했다. 부산시의회 이일권 교육의원이 지난 3월 내놓은 '부산지역 초·중·고 수업태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업 중 무기력감을 느끼거나 잠을 잔다'는 문항에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고교생 비율이 24.8%로 중학교 21.4%, 초등교 2.5%보다 높았다.


# 대화 노력하면 학생들 마음 열어…진로상담교사 역할이 중요한 때

일반고가 처한 교권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만난 현장 교사들은 한결같이 "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학입시라는 불퇴전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일반고 학생들은 대개 오전 7시50분 등교해 7교시 정상수업, 8·9교시 보충수업, 자율학습 및 특강(1, 2학년은 밤 9시께, 3학년은 밤 10시께까지) 등으로 이어지는 생활을 한다. 교사의 생활주기 또한 이 같은 학생들의 활동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과 속에서도 정작 학생과 교사가 현재의 문제나 미래의 진로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시간은 턱없이 모자라 문제를 키우기 일쑤라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부산 시내 모든 고교에 1명씩 배치돼 있는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진로와 직업'이라는 교과목을 가르치는 한편 학생들과 일일이 만나 진로와 진학에 대해 일상적인 상담활동을 펼치고 있다. 센텀고 김남이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학생들과 만나 진로상담을 하고 수업시간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학생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진로나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나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고 김경희 진로진학상담교사도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정보를 주고 정서적 호응을 보여주자 엎드려 자던 아이들도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나는 교단경력이 30년가량 됐는데 진로진학상담교사제도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올해 현재 부산시내 313개 중·고교에 1명씩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는 부산 중·고교에 사실상 100% 배치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 수업 중 무기력감을 느끼거나 
  잠을 자는 비율 (단위:%)

응답 내용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전혀 그렇지 않다

69.8

15.4

8.7

그렇지 않다

17.0

22.9

22.2

보통이다

10.0

39.6

43.5

그렇다

1.7

16.5

20.4

매우 그렇다

0.8

4.9

4.4

무응답

0.7

0.7

0.8

합계

100

100

100

※자료 : 부산시의회 이일권 교육의원. 지난 3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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