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한 기관사 '트라우마' 고통
- 올들어 8건 발생해 3명 사망
- 잦은 운행중단 승객도 불편
- 스크린도어 설치는 지지부진
전동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을 목격한 기관사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앓고 시민 수만 명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기관사
12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1호선 두실역)과 지난 8일(1호선 초량역) 등 부산도시철도 선로에 투신하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올 들어 벌써 8건이나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지난해 10건(사망 8명), 2011년 11건(사망 5명), 2010년 10건(사망 6명) 등 매년 10건 이상의 투신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투신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총 450여 명의 기관사 가운데 150여 명이 한 차례 이상 투신 사고를 경험했다. 4번을 경험한 사람도 있다.
운행 중 사고를 경험한 기관사는 대부분 정신적 충격과 극심한 후유증을 앓는다. 전동차에 부딪힌 대다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이다. 부산지하철노조 나용무 승무지부장은 "기관사 잘못이 아니지만 죄책감에 시달려 꿈에 나오기도 한다. 2~3개월가량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또 전동차가 플랫폼으로 진입할 때 승객이 노란 안전선 밖으로 조금만 나와도 '비상제동' 버튼을 누르는 등 운전에 두려움을 느끼는 기관사도 있다.
하지만 정신적 상처를 치유해 주는 프로그램은 미비하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기관사는 동아대병원 정신과에서 심리검사와 진료를 받고 위로휴가 명목으로 3일을 쉬고 이틀간 내근 교육을 받는다. 노조 관계자는 "후유증 치유를 위해 3개월가량 내근 업무 등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대체 인력이 없어 정상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 도어 설치 등 대책 미흡
투신사고가 나면 수습에 평균 30여 분이 소요돼 시민도 큰 불편을 겪는다. 사고 노선의 전동차 30여 대가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부산교통공사는 투신자와 유족에게 운행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시민불편 등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지만 효과는 회의적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도 "도시철도 투신이 범죄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상징적 차원의 고발"이라며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역사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의 하나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호선에서 4호선까지 108개 역 가운데 현재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곳은 54곳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설치속도가 매우 느린 것이 사실이다. 모든 역사에 구축하려면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