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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KBS부산방송총국의 시청자서비스국 직원이 부팅 에러메시지가 가득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진우 프리랜서 |
- 신한銀 지점·농협 영업점
- 랜선 분리해 자체 피해 방지
- 오후 4시께 복구… 연장영업
일부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난데없이 한꺼번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20일 부산KBS 부산MBC와 농협 신한은행 등 부산지역 방송·금융계도 큰 혼란을 빚었다.
■지역 방송가도 혼란
KBS부산방송총국의 경우 이날 오후 2시30분을 전후해 모든 사내 컴퓨터가 마비됐다. KBS부산방송총국 한 직원은 "순간적으로 사용 중이던 노트북의 화면이 까맣게 변하면서 기능이 마비됐다"며 "다른 컴퓨터들도 마찬가지였고 긴급히 인터넷연결용 랜선을 컴퓨터에서 뽑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컴퓨터 속 데이터나 하드디스크가 손상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방송사의 한 기자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업무는 일시에 마비된 셈"이라고 밝혔다. 이 탓에 당장 기사를 작성해야 했던 일부 기자는 손으로 원고를 쓰거나 팩스를 이용해야 했다. 온라인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는 프린터조차 기능을 멈춰, 일부 방송작가들은 급히 인근 PC방을 찾아가 원고를 프린트해 방송에 대비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부산을 비롯한 지역 KBS방송사들은 이날 인터넷과 보도정보시스템 등에 접속이 되지 않아 기자들의 업무가 한동안 마비상태에 빠졌다.
부산MBC도 본사의 서버가 다운돼 버리는 바람에 지역 방송사와 본사 간 뉴스 교류에 차질을 빚었다. 부산MBC는 이날 오후 5시에 방송할 예정이던 '이브닝뉴스'를 내보내지 못했다. 지역의 MBC방송사들은 서울의 본사와 다른 서버 및 제작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 비교적 피해가 적었으나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
YTN부산지국 또한 본사와 연결되는 서버가 전산망 마비로 인해 차단되자 기사작성 프로그램이나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방송사를 제외한 다른 지역민영방송사들은 이 같은 공격이나 전산망 마비가 발생하지 않았다.
■현금지급기·인터넷뱅킹도 차질
금융권인 신한은행과 농협도 이날 2시15께부터 전산망이 완전 마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창구업무와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현금자동 입출금기 이용이 지연됐다.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부터 장애를 일으켜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CD·ATM 이용 등이 중단됐다. 제주은행과 농협은행도 영업점 단말기가 먹통이 됐고 농협생명보험과 손보에서는 일부 직원의 PC에 보관된 파일이 삭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상당수 금융회사들이 피해를 당한 가운데 KB국민,우리,하나, SC, 씨티 등 다른 은행들의 전산망은 정상 작동해 직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는 이에 대응해 업무용 컴퓨터 전원을 서둘러 끄는 등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NH농협은행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중앙본부 및 일부 영업점에서 PC가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해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히 모든 영업점의 PC, 자동화 기기의 랜선을 분리하도록 조치했다"며 "영업점 업무를 제외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은 정상적으로 거래됐으며, 이날 오후 4시20분께부터는 랜선을 다시 연결해 영업점 업무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이날 증권회사에선 특별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장 마감 전후로 IT 담당 부서에서 확인한 결과, 아직 특별한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 금융감독원 IT 감독국장도 "증권회사는 전산망 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코스콤 통합관제센터에서 증권회사의 전산망 상황을 계속 확인 중"이라 말했다.
증권사들도 당장 피해는 없지만, 비슷한 상황에 대비해 전산망 점검에 나섰다. 한 증권사 IT 보안 담당자는 "자체 점검에서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금융기관 전산망을 마비시킨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면 추가적 점검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신한은행과 농협 등의 전산망이 복구됐다. 신한은행 등은 전산망 마비로 인한 피해를 감안해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했다.
주요 방송·금융사 전산마비 사태가 발생한 20일 오후 부산 금정구의 농협 장전동지점 현금출납기 창구 앞에서 직원이 기기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