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등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 전산마비 사태가 발생한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동 KBS부산방송총국의 시청자서비스국 직원이 부팅 에러메시지가 가득한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진우 프리랜서
- 북한측 소행 가능성도 염두
- 방통위 "디도스 공격 아니다"
KBS와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과 농협 등 일부 금융사들의 전산망이 20일 오후 2시10분께부터 일제히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에 대비, 사이버위기 경보단계를 '관심'에서 3단계인 '주의'로 상향조정하고, 군 당국도 정보작전 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4단계(증가한 군사경계)에서 3단계(향상된 준비태세)로 강화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발생 40여 분 만에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로부터 상황보고를 받고 "우선 조속히 복구부터 하고, 원인은 철저히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가안보실 주도로 범정부 차원의 민관군 합동대응팀이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해 상황에 실시간 대처 중"이라며 "현재 국가안보실과 관련 수석실이 국가위기 관리상황실에 모여 실시간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북한의 사이버테러일 가능성에 대해 "아직 단정할 수 없다. (테러의 근거지도)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러나 북한의 사이버 테러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정보원, 국방부, 안전행정부 등 10개 관련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사이버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한 뒤 "오후 3시를 기해 사이버위기 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번 사태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고도의 해킹에 의한 소행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권 위기경보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정부합동조사팀은 사고가 난 방송사 신한은행 LG유플러스 등을 방문, 현장조사를 벌였다. 합동조사팀은 또 정부종합전산센터와 국가기간시설 등 국가·공공기관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방송 3사에서는 갑자기 사내 PC가 다운된 뒤 재부팅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회사 내부망을 이용한 기사 작성 등 업무가 불가능해졌다.
신한은행에서는 영업점 창구 업무와 인터넷뱅킹·스마트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 등을 이용한 전자금융거래가 오후 2시께부터 1시간45분가량 중단되면서 고객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농협은행과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제주은행도 영업점 직원이 사용하는 단말기와 CD·ATM이 장애를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