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복합관광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토미 하지메 세가사미 홀딩스 회장이 지난 6일 부산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센텀시티에 전격 투자
- 부산에 매력…옛 현대百 부지 매입
- 온가족 즐길 복합공간 개발 예정
# 성공비결·경영철학
- 숱한 실패에도 항상 '앞'만 바라봐
- 인간의 꿈·희망 실현이 최고 가치
# 내가 즐거워야 상품화
- 스스로 매력 느껴야 경쟁력 생겨
- 파친코도 서민의 대중오락 문화
최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내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옛 현대백화점 예정부지)를 매입한 일본 최대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그룹의 사토미 하지메(71) 회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만들겠다"며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곧바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업무협의 차 부산시를 방문한 사토미 회장을 부산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만나 센텀시티 부지 개발계획과 '게임기기 산업의 신화'를 이룬 경영철학 등을 들었다. 이에 앞서 사토미 회장과 한 차례 이메일 인터뷰도 했다.
-'세가사미 그룹'의 부산 투자 결정을 부산시와 시민들은 반기고 있다. 부산 투자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세가사미 그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그룹이다. 센텀시티 내 부지는 벡스코와 대규모 백화점과 인접한 데다 부산의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 추세에 있어 많은 고객을 끌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춘 투자 적지라고 판단했다.
-투자 결정에 앞서 회장께서 직접 부산을 수십 번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1970년대 초반 처음 부산을 방문했다가 해운대에 반해 '미래의 투자처'로 마음 속에 담아두게 되었다. 아마 지금까지 부산을 수십 번은 방문한 것 같다. 2006년 현재의 신세계 센텀시티 부지를 둘러본 뒤 매입준비에 들어갔는데 한 달 후 신세계 그룹이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무척 아쉬웠다. 이번에 때마침 그 인근에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가 매물로 나와 곧바로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세가사미 그룹이 일본에서 전개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센텀시티 부지에 어떤 시설을 건립할 것인가?
▶부산 해운대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개발할지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다. 다만, 어린이와 부모, 할아버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만들어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도록 하겠다.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시설을 전개하고 있다. 도쿄·오다이바에 있는 도쿄 조이폴리스는 일본 최대의 실내형 테마파크로서 커플부터 가족단위까지 폭넓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2012년 리뉴얼을 통해 프로젝션 매핑을 이용한 최신 영상 이벤트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라이브 스테이지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과 리얼을 융합시킨 공간 연출로 호평 받고 있다.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게임기기 산업계의 신화적 인물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기업인으로서 성공비결은 무엇이며,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저 자신은 학생시절부터 회사 경영에 종사해 왔지만, 현재에 이르기까지 결코 편한 길로 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생이나 실패를 맛본 경험이 많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큰 고난과 마주쳤을 때 뒤가 아니라 항상 앞을 향해 나아갔기 때문에 지금이 있다고 생각한다. 괴로울 때야말로 스스로 선두에 서서 직면하는 자세가 사원들의 자발적 행동을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의 큰 힘으로 연결된다고 믿고 있다. 또, 비즈니스라고 하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 세가사미가 추구하는 이상은 무엇인가?
▶엔터테인먼트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킨다. 인간은 꿈이나 희망을 품어야만 인간다운 삶의 방향이 생긴다. 그 때문에 웃는 얼굴로 즐긴다는 행위는 매우 소중한 요소이다. 세가사미 그룹은 세계 No. 1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데, 규모를 추구하는 것만은 아니다.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그것이 내일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돕고 싶다. 이러한 활동을 계속함으로써 여유로운 사회의 실현과 문화 창조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세가사미 그룹이 추구해야 할 이념이라고 생각한다.
-1993년 도산의 위기를 맞았을 때 비디오게임 업체인 세가의 회장이었던 오오카와 이사오 사장(고인)이 선뜻 자금을 빌려줘 기업을 다시 일으키고 마침내 세가와 경영통합까지 하는 드라마 같은 사연이 있다고 들었다. 그와 관련된 감회와 스토리를 간단히 들려달라.
▶저와 고 오오카와 회장과의 깊은 인연이 시작된 것은, 당시 사미가 어려운 경영 상황에 처해 자금을 빌렸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자금 상환 후에도 공적·사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친목이 더욱 두터워졌다. 세가를 세계 제일의 게임 메이커로 만드는 데 정열을 태운 오오카와 회장이 2001년에 돌아가셨다. 생전에는 "세가를 너에게 맡기고 싶다"라고까지 말씀하셨다. 그 후 세가와 사미를 경영통합하여 세가사미 그룹을 탄생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오오카와 회장의 의지를 계승할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하지만 그분의 은혜에 보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서 즐겁지 않은 기계는 팔지 않는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게임기계 사업에 투신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의 쥬크박스나 핀볼 머신 등을 일본으로 수입해, 볼링장이나 온천여관에 판매를 한 것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존의 메이커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내어 승부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하는 결론에 이르러 메이커로 전환하였다. 메이커로 전환한 초기 연이어 실패를 겪은 끝에 '지금 내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제품만을 세상에 낸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파친코는 사행성(射倖性)을 조장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 오락기 사업가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본에서 파친코, 파치슬로는 오락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발전을 이루어 왔다. 서민의 생활에 뿌리 내린 대중 오락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파친코, 파치슬로는 이용자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게 하는 적당한 사행성과 함께 게임 자체의 재미를 주는 놀이기기이다. 메이커 대표로서 파친코, 파치슬로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 대학 때 파친코 제조 창업, 게임기기 산업의 신화
■ 사토미 하지메는 누구
사토미 하지메 회장은 사업가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2년 일본 군마현에서 태어난 사토미 회장은 아오야마가쿠인 대학 법학부 중퇴가 최종학력이다.
"어릴 때는 장난기가 심한 개구쟁이였고 학창시절에는 다소 반항적이었다. 남이 하라고 해서 하는 일은 딱 질색이었다. 내 성격상 조직생활을 해야하는 회사원은 맞지 않을 것 같고, 기업이나 정치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이 체질화되다보니 대학시절에 창업을 하고 40년 이상 이 길을 걷고 있다."
1968년 사미공업을 창업한 그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된다. 파친코 기기 제조업체인 사미공업은 1970·1980년대 일본 경기 호황에다 사토미 회장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에 힘입어 일본을 대표하는 파친코 기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2003년 비디오게임 업체인 세가의 고문으로 세가와 연을 맺게 됐으며, 2004년 10월 세가와 경영통합하여 세가사미 그룹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탄생시켰다. 그는 이때부터 세가사미 그룹의 지주회사인 세가사미 홀딩스의 회장을 맡아 9년째 세가사미 그룹을 이끌고 있다.
2012년 매출 약 6조 원을 기록한 세가사미 그룹은 일본 규슈 지역은 물론 도쿄, 요코하마 등에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인천과 부산에 수천 억 원대의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