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는 8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경남의 공동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허남식 부산시장과의 오찬 회동도 "두 지역 간 상생·협력방안을 찾기 위한 취지"라면서 "부산·경남의 공동 이익을 위해 연합전선으로 나가는 등 전략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홍 지사는 "어려운 때 일수록 부산과 경남이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과 경남 울산이 합치면 800만 명의 거대 권역이 된다"며 "이런 규모이면 수도권은 물론 중앙정부와도 상대하기 유리하기 때문에 3개 지역이 공동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거가대교 등 민자사업을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거가대교 MRG(최소운영수입 보장) 비율(12.8%)이 너무 높아 도의 재정부담이 막대하다. 따라서 이를 4~5%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민자사업 점검단에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따져 합리적 대안을 강구할 것이다. 공사비에 대한 금융기관 이자율 등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 특히 거가대교 개통으로 통영·거제 등 경남 주민 상당수가 부산으로 쇼핑을 가는데 따른 지역경제 손실이 매우 크다. 따라서 부산시보다 불리한 경남도의 MRG 분담률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또 거가대교 공사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 등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민간사업자의 잘못된 MRG 비율 문제 등도 철저히 파헤쳐 도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마창대교 등 다른 민자사업 역시 MRG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신공항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지사의 소신은 무엇인가.

▶신공항은 '(경남) 밀양이냐 (부산) 가덕도냐'의 입지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에서 바라봐야 한다. 신공항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정부가 지역 간 싸움을 부추기는 형태로 가서는 안 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입지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 대신 선정되지 못한 지역에는 그에 버금가는 대체사업을 안겨주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

신공항이 생기면 수천억 원의 세수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각 지역이 경쟁적으로 유치에 나서는 점을 정부도 감안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밀양 입지와 관련, 거대 산을 여러 개 절개해야 하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갯벌을 매립한 일본 간사이 공항이 수십 년간 지반침하 문제로 상당한 진통을 겪은데서 보듯이 가덕도 입지 역시 문제가 많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공정한 심사를 통한 입지 선정이 필요하다.

-지사가 특히 강조하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계획은.

▶경남을 6개 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신성장산업 벨트를 구축하겠다. 가령 사천 등 서부경남에는 항공산단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창원권은 마산로봇랜드를 축으로 첨단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 진주에는 도청 제2청사를 건립, 행정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겠다. 남부 내륙철도(김천~거제)와 함양~울산 고속도로의 경남 구간이 조기 착공되도록 하고,  진주IC 입구~진주혁신도시 연결도로 또한 조기 개설하겠다. 이들 대단위 기반시설이 완공되면 도내 낙후지역의 개발이 촉진될 것이다.

-부산과의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두 시·도가 현안조정회의를 통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 서로 신뢰를 쌓게 되고 막힌 곳도 쉽게 뚫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구가 부산과 경남 상생·협력의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특히 현안이 발생하면 부산과 경남이 협력하고 공동 대처해야 대구·경북(TK)에 맞서 지역이익을 챙길 수 있다.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 문제는 제가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활동할 때 '진주 남강댐 상류에 지리산댐(문정댐)을 건설해 이 물을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에 공급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산역을 경유하는 거가대교 버스 운행 또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임기 내 중점 추진시책은.

▶우선 부패척결을 통한 깨끗한 도정 실현이다. 또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정책으로 도민 화합에 기여할 것이다. 더불어 사천 항공산단과 밀양 나노융복합산단 등 국가산단 지정을 통한 신성장 미래동력 산업 육성에 힘을 쏟겠다. 과다한 부채를 줄여 건전 재정을 이루고, 경남의 문화예술 부흥을 통해 문화소외지역이 없도록 하겠다.

-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인사 방침은.

▶정무직은 물론 출자·출연기관장도 모두 공개모집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를 인선할 것이다.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 '정실 인사'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 도립대학 총장 등 특수성이 인정되는 자리를 제외하고, 전임 지사가 임명한 기관장은 새 지사 취임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맞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해서는 약속 대로 도의회 해당 상임위의 인사 검증을 거치도록 하겠다.

-경남도민 프로축구단(경남FC)에 대한 쇄신책은.

▶경남FC는 한때 직원 임금을 체불하는 등 재정난이 심각하다. 경남FC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고, 도내 기업인을 이사진에 영입해 재정적 도움을 받도록 하겠다. 단장 역시 프로축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영입하고, 감독 중심으로 선수단을 운영해 상위권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4선 국회의원 등 정치경력이 화려하다. 이런 점에서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홍 지사가 임기 중 서울로 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이제 막 도지사 직무를 시작했다. 도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말고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선거과정에서도 오는 2014년 지방선거(도지사직)에 재출마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6개월의 임기 내 흐트러진 도정을 바로 세우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약 대부분을 '5년 6개월 목표'로 설정했다. 도민만 바라보고 도민과 함께 묵묵히 앞만 보고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