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법 등 국내법 사각지대
- 중소기업청 조정 유도 방침
국내 대형매장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틈 타 일본계 중·대형 할인매장들이 경남에 잇따라 진줄해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일본계 대형유통업체인 '트라이얼 마트'와 '바로 마트'가 창원(2곳), 김해(2곳), 밀양, 함안 등 4개 지역 6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남해군 남해버스터미널 인근 1곳에서도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들 일본계 매장은 2005년 창원을 시작으로 경남 공략에 나섰다. 올해 들어 2곳(김해 율하신도시, 창원 대산)에서 문을 여는 등 해마다 증가 추세이다. 이들 업소는 매장면적이 400~800평이며 일본계 자본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들 일본계 매장의 경우 유통산업발전법 등 국내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국내 대형매장은 이 법에 따라 전통시장으로부터 1㎞ 이내 입점 제한과 월 2회 휴무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계 매장들은 법 적용에서 제외돼 대부분 24시간 연중 무휴로 영업하는 데다 저가 판매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도와 시·군 당국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주변 영세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 장유면 율하신도시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영숙(54) 씨는 "이곳에 일본계 매장(1800㎡ 면적)이 들어온 뒤 매출이 크게 줄었다. 주변 중소 규모 매장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백화점과 대형쇼핑센터 등 국내 대형매장의 공세에다 이들 일본계 매장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영세 매장들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일본계 매장은 국내 대형매장에 대한 영업규제가 강제되는 틈을 노려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국내 대형매장은 월 2회 휴무 등의 규정을 따르는데 비해 이들 일본계 업소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의무휴무 효과가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도는 이에 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향후 일본계 유통업체의 매장 신설 신청이 있을 경우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신청을 반드시 받도록 하는 등 신설을 억제할 방침이다. 또 관련 대책을 소홀히 하는 일선 시·군에 대해 재정지원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와 아울러 일본계 매장의 국내 진출을 억제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