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8일 부산지역 한 편의점의 가정상비약 판매 코너에 약품과 일반 상품들이
뒤섞여 진열돼 있다. 권용휘 기자 |
- 업주·종업원 기본 교육 부실
- 대부분 타 제품과 함께 진열
- 약국보다 비싼 탓에 외면도
편의점의 가정상비약 판매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진열대도 갖추지 않고 상비약을 판매하거나 진열대가 있어도 상비약이 아닌 엉뚱한 상품이 놓여 있는 편의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부산시내 편의점 3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이 같은 현장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상비약 판매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 내용도 숙지하지 못한 편의점 업주와 종업원들도 있었다.
편의점 가정상비약 판매는 지난달 15일 의약품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편의점 1265곳 중 1007곳이 상비약 판매 등록을 했다. 그러나 상비약 판매를 등록한 편의점은 상비약 진열대를 따로 마련해야 하지만 생리대, 면봉, 렌즈 세척제 등과 함께 진열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진열대만 마련하고 인스턴트 식품으로 채워 놓은 편의점도 있었다.
상비약 11종을 모두 진열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긴급하게 구해야 할 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 대부분은 소화제나 파스 종류였으며, 가정에서 긴급한 상황에 필요한 어린이용 약품이나 진통제 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지호(33) 씨는 "간밤에 아이가 아파 급하게 해열제를 사려고 편의점에 갔는데 어린이용 약품은 없었다"며 "한참을 돌아다녀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한 교육이 부실해 '1인에게는 동일 약품 1개 이상 판매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판매 수칙도 숙지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업주들은 상비약 판매가 저조한 데다 한 달 사이 종업원이 바뀌는 경우가 빈번해 판매 수칙을 전달받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호소했다.
한 편의점 업주 이모(47) 씨는 "하루에 상비약이 한 개도 안 팔리는 날이 많아 진열대에 팔릴 만한 물건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종업원에게 교육할 필요도 못 느낀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상비약이 약국 제품보다 20~30% 비싼 탓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A 파스 5장짜리가 약국에서 2000원에 팔리지만 편의점에서는 4장짜리가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편의점을 상대로 점검과 지도를 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