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여론수렴 요식행위 불과"
- 지역민, 의견 반영 대책 촉구
- 동결 안한 4곳 이달 중 표결
주민여론조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의정비 인상안을 확정했다는 비판(본지 지난달 3일 자 1면 등 보도)에도 일부 기초의회가 의정비 인상안을 담은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눈총을 받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의회와 수영구의회, 서구의회는 의정비 인상안을 반영한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최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17일 밝혔다.
부산진구 의원들의 의정비는 올해 3720만 원에서 내년 3792만 원으로 72만 원 인상됐다. 수영구는 올해 3576만 원에서 3756만 원으로 180만 원 인상, 서구는 3353만 원에서 3602만 원으로 올랐다.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의정비 인상안을 확정한 동구, 중구, 기장군, 북구는 이번주 말부터 이달 말까지 의정비 인상안을 반영한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나머지 9개 구는 내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의원들의 '마지막 양심'을 믿었던 지역주민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7개 구·군의 의정비심의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의정비 인상안을 정한 뒤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7개 구 주민들은 모두 심의위가 제시한 금액이 '높다'고 응답했지만 심의위는 최초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내년 의정비 인상안을 마련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에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의정비 인상 조례 개정안을 의원들이 나서 통과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기초의회 의원은 "몇 년 동안 의정비가 동결됐다. 겸업을 하지 않는 의원들은 생활이 빠듯하다. 의정비를 인상한 만큼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해명했다.
기초단체의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주민여론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의정비 인상안을 마련하고, 의회가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일이 이어지자 주민여론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현재 주민여론 수렴방식은 형식상 주민여론을 물어봤다는 근거로 삼기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인상여부를 따져 확정된 안건을 가지고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