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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檢, 대선관리 발등의 불
- 2월까지 조직 재정비 주력
- 정치권, 개혁 압박 거셀 듯
한상대 검찰총장이 결국 개혁안 발표 없이 물러남에 따라 창설 이후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검란(檢亂) 사태'는 진정 국면에 접어 들었지만 후유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장과 함께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섰던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의 동반 사퇴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 또다시 격랑이 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집중 제기됐던 검찰개혁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검 중수부장 '동반퇴진' 초 읽기
한 총장과 정면 충돌했던 최 부장도 현재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최 부장은 이날 오전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총장님과 국민께 송구하다"며 "감찰 조사를 받는 중이기 때문에 마무리된 후 공직자로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중수부 존폐를 두고 한 총장과 의견 대립을 한 뒤 감찰 문제로 정면 충돌해 사상 초유의 검찰 지휘부 내분 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의 검사들은 최 부장의 사퇴를 적극 만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간부는 "한 총장 한 사람이 나가는 것으로 사태가 정리되고 하루라도 빨리 검찰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최 부장까지 사퇴할 경우 다른 간부들의 줄사퇴까지 이어지는 등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수부 외에 형사부나 공안부 등에서는 최 부장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도 최 부장의 책임론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고는 하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감찰을 받고 있던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게 조언을 해준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거세지는 검찰개혁 압박
한 총장의 사퇴로 검찰은 당분간 채동욱 대검 차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채동욱 대행 체제'는 내년 2월 새 정부 출범 때까지 2개월여 동안 만신창이가 된 검찰 내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수부 존폐 여부를 두고 기획통인 한 총장과 특수통 검사의 수장 격인 최 부장이 정면 충돌하면서 검찰 조직이 분열하는 양상을 보인 만큼 채 차장은 이제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관리도 큰 현안이다. 대검 공안부는 총장 공백 사태에도 엄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기존의 단속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내년 2월 말 새 정부가 들어서 후임 총장을 임명할 때까지 새로운 수사에 착수하기보다 기존 수사를 마무리하고 연말 대선관리에 집중하는 '관리모드'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에서 검찰의 치부가 가감없이 드러난 만큼 외부로부터 개혁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논란이 됐던 중수부 존폐 여부는 대선 이후에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으로 중수부 존폐 여부에 대한 경우의 수는 크게 세 가지다. 중수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와 중수부가 유지될 가능성, 중수부라는 명칭은 유지하되 직접 수사 기능만 없애는 방안이다.
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부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은 대선 이후 새 정부와 차기 검찰총장이 법적·경제적인 측면, 여론 등을 고려해 원점에서 논의되야 할 것"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검찰 권력 견제 및 투명성 제고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검찰위기는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