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지 못하는 경전철-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어 부산김해경전철 운행이 중단된 17일 오전 사상역에서 열차들이 정차해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문의전화 연결 안돼 왕짜증
- 발걸음 허탕…항의도 빗발

17일 오전 부산김해경전철 운행이 중단됐다는 소식을 들은 배모(51) 씨는 운항 재개 여부를 확인하려다 번번이 허탕을 쳤다. 전화안내를 받으려 7번 넘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불통이었다. 이에 홈페이지를 검색했지만 운행 중단과 관련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경전철 홈페이지 방문객 수는 약 1105명으로 지난 16일 방문객 201명의 6배 가까이 됐다. 배 씨는 "스마트폰이 대량 보급돼 긴급 상황을 알리기 좋은 시대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없고, 홈페이지 공지도 안 한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부산김해경전철이 개통 이후 처음으로 운행이 중단됐지만, 이에 대한 안내체계가 부실해 '첨단' 교통수단인 경전철의 운영은 '구식'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 낙동강 구간인 대저~사상 운행이 이날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2시10분까지 2시간 넘게 중단됐다. 운행이 중단된 역은 강풍에 노출되는 구간에 있는 대저역, 등구역, 공항역, 사상역 등 6개에 달한다. 비교적 바람이 약했던 대저~가야대 노선은 정상 운행했다.

앞서 오전 10시부터 20분간 경전철 전 노선이 역사에서 대기한 후 운행을 재개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전철 운행 중단에 따른 대처가 미흡해 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경전철 측은 운행 중단 소식을 역사 내 안내방송으로만 알리는 데 그쳤다. 경전철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란에도 이 같은 소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항의 전화는 물론 운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지만 전화 안내를 해주는 직원은 3명에 그쳐 전화로 안내를 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일부 승객은 경전철 운행 여부를 안내받기 위해 역사에 직접 가는 불편을 겪었다.

이날 비바람을 헤치고 경전철을 이용하려다 '운행중단'이라는 역무원의 말에 허탈하게 돌아오는 승객이 속출했다. 영문도 모른 채 발이 묶인 승객의 항의도 이어졌다. 한 승객은 "운행이 중단됐다면 공지를 통해 알린 뒤 실시간으로 운행 재개 여부를 밝혀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경전철 관계자는 "지난 16일부터 태풍에 대비해 경전철 안내방송을 통해 '태풍으로 운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며 "홈페이지는 개편 후 이날 처음 공개해 미처 공지란에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