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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됐던 반달곰들이 최근 농가와 민가 등에 자주 내려와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방사되기 전에 야생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산 반달가슴곰. 국제신문 DB |
- 등산로서도 자주 목격 주의
- "방사 27마리 중 3마리가 문제"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민가로 내려와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27일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비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지리산에 방사됐던 곰들이 자주 민가에 나타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경남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 양봉농가 이모(65) 씨의 벌통 15개를 반달가슴곰이 먹어치워 1년 농사를 망치게 했다. 이에 앞서 16일 저녁에는 이 마을에 반달가슴곰이 내려와 성모(67) 씨의 염소막에 있던 어미 염소를 물어 죽였다. 당시 곰의 공격에 놀라 염소막을 벗어났던 염소 10여 마리를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벌통 17개도 망가졌다.
성 씨는 국립공원 지리산사무소에 이 같은 피해사실을 신고했으며, 종복원기술원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문제의 반달가슴곰을 회수했다. 그동안 벌통과 농작물 피해는 잇따랐지만 염소 우리 공격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7일 낮 12시30분께에도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천왕봉 중간지점에 있는 법계사 공양간에 들어가 30여 분간 난동을 부리다 달아났다.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이 곰은 그날 오후 3시께 다시 사찰로 돌아온 뒤 20여 분간, 모기장 문을 찢고 배설물을 뿌리는 등 사찰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10㎏ 가량의 쌀을 가지고 도망쳤다.
최근에는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단천마을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먹이를 찾다가 민가의 장독 뚜껑들을 깨뜨렸다.
종복원기술원이 반달가슴곰 목에 부착된 발신추적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민가에 피해를 끼친 반달가슴곰은 2007년 방사된 러시아산 1마리와 지난해 3월 방사된 중국산 반달곰 2마리 등 모두 3마리로 나타났다. 이들 반달가슴곰은 등산로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산청군 시천면 내대~세석, 시천면 중산리~천왕봉, 대원사~천왕봉 등은 곰들의 출몰이 잦은 구간이다.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지리산에 방사돼 현재 서식하고 있는 27마리 중 3마리가 적응을 못하고 민가에 출몰해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가 계속 생기면 문제의 곰을 붙잡아 회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복원기술원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위해 2002년부터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마리를 포함해 모두 10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났지만 그 중 2마리가 죽어 현재 8마리가 자라고 있다. 이들 중 큰 곰은 몸무게가 150㎏이 넘을 정도로 자랐고, 갓 태어난 곰을 제외한 다른 곰들도 모두 60㎏ 이상의 체구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