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본부세관 직원들이 4일 오전 용당세관 창고에서 밀수조직 2개 파로부터 압수한 정품 시가 1000억 원대의 짝퉁 시계 가방 등의 물품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세관, 2개 파 19명 입건·수배

환적화물로 위장해 중국산 짝퉁 명품 가방 등 정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시가 1000억 원에 달하는 물품을 밀반입한 기업형 국제 밀수조직 2개 파 19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4일 국내 밀수입 총책 김모(53) 씨와 유통총책 황모(44) 씨 등 2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중국 밀수품 수집책 김모(36) 씨 등 화주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세관은 또 달아난 밀수조직 두목 이모(54) 씨 등 6명을 수배하고 이들이 밀수입한 각종 짝퉁 명품 시계와 가방, 시알리스, 녹용 등 14만3000여 점을 전량 압수했다.

세관에 따르면 부산항을 밀수 거점으로 활동한 1개 밀수조직은 환적화물이 일반 수입화물에 비해 감시가 덜한 점을 악용, 중국 광저우에서 부산항을 거쳐 캄보디아로 향하는 환적화물로 위장해 짝퉁 가방 등을 밀수입한 뒤 이를 부산 기장군 컨테이너 창고로 옮겨 바꿔치기하려다 현장을 덮친 세관수사팀에 붙잡혔다. 세관은 밀수품 상자에 표시된 화주 100명의 명단을 확보해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인천항을 밀수 거점으로 한 다른 1개 조직은 중국 광저우 등 현지에 밀수 목적으로 2곳의 물류지사를 설립한 뒤 속칭 '커튼 치기'(컨테이너 안쪽에 밀수품을 넣고 입구 쪽에는 일반 수입품을 적재하는 것) 수법으로 가짜 명품 등을 밀수하려다 국내 보세창고에서 출고 직전 적발됐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중국 현지 밀수품 수집 및 선적 담당, 국내 통관책, 운반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외국인 명의로 등록한 대포폰을 쓰고, 유령회사를 차리는 등 치밀한 수법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