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안 작성' 결론 불구 법적 강제력 없어 실효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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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부산 해운대구 중1동 주민센터에서 홈플러스 반여점 신규 입점과 관련한 유통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부산 해운대구에서 대형마트와 인근 도·소매업자 간의 영업분쟁을 조정하는 유통분쟁조정위원회가 열려 대형마트에 맞서는 중소상인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하나마나한' 회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부 위원의 자격 미달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12일 오후 해운대구 중1동 주민센터에서 '2012년 제1회 해운대구 유통분쟁조정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해운대구에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을 신청한 홈플러스 반여점을 상대로 인근 상가 2곳이 분쟁조정을 신청해 개최됐다. 2005년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각 시·군·구에 유통분쟁조정위가 설치된 이후 사실상 부산지역에서 회의가 처음 열렸다. 일부 지자체에서 조정위가 조례 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적은 있었지만 영업분쟁을 조정하는 자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홈플러스 반여점 입점부지에서 120m 떨어진 왕자근린상가 12개 점포(세탁업, 한식업, 노래연습장, 미용실 등)는 영업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그린종합상가 4개 점포(슈퍼, 식당, 생수판매업 등)는 영업개시 연기와 판매품목 조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조정을 요구한 점포들이 대부분 도매업, 소매업, 제조업이 아니라 유통분쟁조정위의 조정대상이 안 되는 데다, 그린종합상가의 슈퍼는 이미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상생합의를 했다"며 조정을 거부했다. 이에 상인들은 "마트에 식당 미용실 세탁소 등이 모두 입점해 타격이 예상되고, 상가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이 쇠락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도 "상점을 개별로 나눠 도·소매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상가 자체를 소매업 집단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다수 위원이 '조정 거부' 대신 '조정안 작성'에 손을 들어 홈플러스가 상인들과 보상 등 합의를 볼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조정안이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왕자그린상가는 금전 보상을 요구했지만, 조정위는 금전적 보상을 중재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정위는 조만간 홈플러스에 "상인들과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서라"는 조정안, 즉 권고를 할 예정이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벌칙 조항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일부 위원의 발언도 눈총을 받았다. 이날 소비자 대표로 참석한 한 위원은 "건축허가가 다 났고, 구청에서 조정이 안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 억울한 사람들이 한두 명인가. 법적 효력도 없는데 구청에서 잘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다. (나는 유통분쟁을) 조정할 역량·지식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조정 결과를 공식적으로 듣지 못해 향후 계획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최영권 경제진흥과장은 "홈플러스와 상인 간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오는 17일 안에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을 허가해야 한다"며 "유통분쟁조정위에서 주민의 입장을 청취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강제력이 없는 것은 한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