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합당의 산파역…도민께 죄송하지만 입당은 당연
- 문재인 고문의 총·대선 승리 응원, 저는 한미FTA 등 도정에 전념
- 민주통합당 공천 '친노' 편중…비판적인 민심 당에 충분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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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
경남지사가
지난달 29일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민주통합당 입당과 대선
출마 소문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정치권과 시민들이 온통 4·11총선 공천 문제에 정신이 팔려 있는 와중에 12월 대선 구도에 새로운 요동이 최근 발생했다. 진원은 지난달 16일 민주통합당 입당한 김두관 경남지사. 18대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도처에서 흘러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감 아니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김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했다는 기사가 주간조선에 보도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를 즉각 부인했으나 '김두관 대망론'은 정치권 안팎의 이슈가 되고 있다.
김 지사가 정말로 대선 출마를 굳힌 것인지, 그렇다면 현재 유력 주자인 문재인(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통합당 고문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지난달 29일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을 노크했다. 인터뷰는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05분까지 진행됐고, 이튿날 전화인터뷰를 한 차례 더 했다.
-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도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시점에 입당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당선됐지 않았습니까. 무소속이었지만 정치적 정체성은 야권임을 천명한 셈입니다. 또 저는 문 고문과 함께 야권통합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의 공동대표였습니다. '혁신과 통합'이 민주통합당을 탄생시켰으니 산파로서 민주통합당 당적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다만, 무소속 유지를 바라는 도민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이해를 구할 따름입니다.
- 최근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대해 '친노 나눠먹기식'이라는 등의 비판이 높던데요.
▶비판의 소지가 충분합니다. 경선 없이 단수공천한 곳의 민심을 당에 전달했습니다. 모처럼 일고 있는 바람을 스스로 잠재우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 입당을 대권도전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문 고문의 대권행로에 변수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은 자유인데, 확대해석이고 억측이네요. 저는 문 고문을 (총선이나 대선에서 승리하라고) 응원하는 입장입니다.
- 그러나 일부 정치평론가들이 제기하듯, 만약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크게 패하는 등 정치적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구원투수' 등판 요청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는 안 되고, 안됐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저는 문 고문이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돼 12월까지 쭉 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정치적 상황이 바람대로 되지 않고,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문 고문과 경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친다면, 당원으로서 정권탈환이라는 절대명제를 외면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색을 하며) 그런 상황에 대한 가정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현재 입장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장 한미 FTA 피해 대책 강구 등 도정에 전념하려고 합니다.
김 지사는 대선 출마 여부나 문 이사장과 관련된 물음에 극도로 말을 아끼고, '모범답안' 만을 내놓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 주간조선에 보도된 기사로 인해 김 지사와 문 고문 사이는 물론 정치권에 상당한 파문이 일었던 터다. 문제의 기사는 김 지사가 올 12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 고문에 대해 '대통령감이 아니다'고 평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자는 김 지사를 인터뷰하기 전에 문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심경을 물었다. 문 고문은 "김 지사가 보도내용을 부인했으니 개의치 않는다"고 쿨하게 말했다.김 지사의 18대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문 고문은 "전적으로 김 지사의 선택에 달렸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김 지사의 출마는 우리 진영의 후보자원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므로 정권교체를 위해선 좋은 일 아니냐"고 했다.)
- 주간지 보도 이후 문 고문과 통화했습니까?
▶진의가 아니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더니 문 고문께서도 그 주간지의 보도행태를 아시는지라 '이해한다, 괘념치 말라'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제 불찰입니다.
- 보도 내용이 공식 인터뷰는 아니라고 해도 김 지사 심중의 일단을 드러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일부에선 정치 9단인 김 지사가 18대 대선 도전 의사를 애드벌룬으로 띄운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남해군수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기자가 끈질기게 시간을 내달라고 해서 인정상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지인과 만난 자리에 합석하게 해 함께 호프를 마신 게 전부입니다. 그야말로 술자리 한담과 지인의 이러저러한 말에 대한 호응과 추임새 정도를 기사화했더군요. 아닌 말로 대선 출마를 그런 자리에서 그런 식으로 하겠습니까.
- 문 고문은 어느 자리에선가 "김 지사를 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나고 그가 겪은 핍박과 고초가 떠오른다"고 하더군요. 문 고문과는 어떤 인간적 관계를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해군수에 처음 당선된 1995년 가을 어느 날 당시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고문이 저를 찾아오셨어요. 아마 부산의 민주·시민운동가들이 저의 당선을 희망의 상징으로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단아하고 차분하고 점잖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노 전 대통령을 고리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요즘 노 전 대통령과의 친분 자체가 정치적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여느 친노그룹 인사들과 차별화되는 김 지사만의 이력은 무엇인가요?
▶수도권 중심의 정치현실에서 바보스러울 정도로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을 듣고 리틀노무현이란 별명도 얻게 됐지요. 자치가 없으면 민주주의가 없다는 신념으로 지방자치의 전사로 싸워왔다는 점은 저만이 갖고 있는 이력일 것입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 벽을 허무는 데 성공, 소중한 승리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노 전 대통령이 도끼로 여덟 번 찍은 나무(지역주의 벽을)를 제가 두 번 더 찍어 이뤄낸 것입니다.
김 지사의 집무실 기둥에 걸려 있는 '不患貧 患不均(백성은 가난한 것에 분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논어 계씨편) 편액에서 김 지사의 좌우명과 정치철학의 일면을 읽을 수 있었다. 김 지사는 설명을 덧붙였다. "국내외에서 1%의 탐욕에 99%가 분노하지 않습니까. 양극화 극복이야말로 이 시대정신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 양극화 해소(사회균형발전)와 함께 국가균형발전·남북균형발전 이른바 신삼균주의를 주창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살게 하는 역할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입니다."
"부산서 식사 한 번 하자"는 김 지사의 말을 호의적인 작별인사로 듣고 집무실을 나설 때 문득 김 지사의 대권플랜이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18대든 19대 대선을 겨냥한 것이든. 편집부국장
# 남해·하동 선거구 통폐합 소회
- "경기 뛰는 선수가 규칙을 바꿔버린 꼴…고향 잃은 것처럼 안타깝다"
"마치 고향을 잃은 것처럼 안타깝습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남해·하동 국회의원 선거구가 사천 선거구에 통폐합된 데 대해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김 지사는 민중의 당 소속으로 1988년 제13대 총선에 출마한 이래 2004년 제17대(열린우리당), 2008년 제18대(무소속) 총선 등 세 차례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다.
"남해·하동은 동서 지역주의 외에도 남해와 하동 간의 소지역주의도 작용하는 복잡미묘한 곳입니다. 비록 세 차례 낙선했지만 정치적 고향인 이 선거구에서 권토중래를 벼르고 있었는데…" 끝말을 맺지 못한 김 지사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뭉텅뭉텅 묻어났다.
김 지사는 "남해하동 지역구를 비롯한 이번 선거구 조정은 지역대표성을 줄인 것으로 현역 국회의원들의 횡포이자 수도권중심주의에 기반한 지역홀대"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선수가 자기들 입맛대로 경기규칙을 제정한 꼴"이라며 "선거구 획정은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인을 배제하고 일반국민과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약 력
▶1959년 경남 남해 출생 ▶1986년 민족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간사 ▶1987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8년 제13대 총선 출마(민중의 당) ▶1989년 남해신문 발행인 ▶1995년 남해군수 당선(무소속) ▶1998년 남해군수 재선(무소속) ▶2002년 경남지사 출마(새천년민주당) ▶2003년 행정자치부 장관 ▶2004년 제17대 총선 출마(열린우리당) ▶2006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2006년 경남지사 출마(열린우리당)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경선 후보 ▶2008년 제18대 총선 출마(무소속) ▶2010 경남지사 당선 ▶2011년 야권통합추진기구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