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발생했던 부산 중구 국제시장 실내사격장 사건 때 소방관들은 좁은 시장 골목을 진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상인들의 좌판과 불법 주정차 때문에 중부소방서 창선 119안전센터에서 약 400m 떨어진 화재현장 입구에 도착하는데 무려 4분 43초가 걸렸다. 결국 초기 화재 진압에 실패하면서 16명의 사상자를 낸 대참사가 빚어졌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주택가에서도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불길을 처음부터 잡지 못한 일들이 종종 발생했다.
앞으로 좁은 골목이나 시장, 고지대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초기부터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8일 중부소방서에 전국 일선 소방서 중에서 가장 먼저 경량소방펌프차(사진)를 배치해 운용한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대형 전통시장인 국제시장과 고지대 밀집주택 등 좁은 골목길이 많은 중구·서구·동구 초량동 일대를 관할하는 중부소방서에 우선 배치한다.
경량소방펌프차는 1t 화물차를 개조하고 특수장비를 장착해 만들었다. 일반 소방펌프차가 차폭 2.42m로 골목길 진입이 힘든데 비해 경량소방펌프차는 차폭이 1.73m여서 폭 2m의 좁은 도로도 누빌 수 있다. 물 탑재 용량이 600ℓ로 일반 소방차(3000ℓ)에 비해 적지만 물이 바닥나면 일반 소방차나 인근 소화전에 연결해 계속 활동할 수 있다. 또 최대 길이 200m의 호스도 활용할 수 있어 일반 소방차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초기 화재 진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부소방서는 9일 오후 국제시장에서 경량소방펌프차 성능 시험 및 민관합동 소방통로 확보훈련을 실시한다. 국제시장에는 만물의 거리(폭 3.5m)와 아리랑 거리(3.4m), 젊음의 거리(3.5m), 청춘의 거리(3.7m) 등 좁은 길이 많고 좌판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경량소방펌프차의 성능이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