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노동청 "아직 계도 중"
청소년·대학생 등 단기 계약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이 의무화 됐지만 감독기관인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지난 4일부터 부산시내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전모(18·금정구 장전동) 군은 30일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화에 관해 묻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 군은 "근로계약서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근로기준법에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편의점, PC방 등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기보다 구두 합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화에 관해 업주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0·남구 대연동) 씨 역시 최근 들어온 청소년 아르바이트생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김 씨는 "관련 기관이나 본사에서 근로기준법 작성에 관해 알려준 적이 없었다"며 "처벌이 어느 정도냐"고 되묻기도 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업주가 만 18세 미만 근로자와 계약을 맺을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교부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임금체불이나 최저임금제 위반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근로계약서 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고용주나 아르바이트생이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화를 모를 뿐만 아니라 감독 기관인 부산노동청이 단속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이날 현재까지 부산노동청이 벌금을 부과하거나 지도 명령을 내린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부산노동청 관계자는 "아직 법 개정에 대해 잘 모르는 업주들과 아르바이트생이 많기 때문에 계도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차후에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미 지난해 6월 말부터 해당 법령의 개정 사실을 입법예고 했고, 6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충분히 계도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계도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부산지부 서동윤(50) 실업교육위원장은 "여러 차례 부산노동청에 단속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청소년의 인권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법을 위반하는 사업주에 대한 일상적인 근로감독과 함께 적극적인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