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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죄하라!' 1천번째 함성 울리다

평화비도 제막…日 반발에 관할 지자체 난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14 16: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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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차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14일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할머니들과 함께 참가한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전쟁범죄 인정하라. 진상을 규명하라. 공식 사죄하라. 법적으로 배상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역사 교과서에 기록하라. 추모비와 사료관을 건립하라!"

1992년 1월8일부터 20년 가까이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울리던 외침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매주 수요일 정오 진행해 온 수요집회가 14일로 1천회를 맞았다.

`20년'과 `1천회'라는 숫자의 상징성 때문인지 이날 집회에는 늘 집회를 이어 오던 할머니와 정대협 관계자들 외에도 국내외 취재진과 정치권 인사, 일반 시민 등3천명(경찰 추산 1천명)이 몰려 대사관 앞 도로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내 집회 역사상 최장인 `20년간 1천회' 기록을 세운 피해 할머니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집회를 통해 이뤄낸 것도 있었지만, 피해자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13살에 만주로 끌려간 길원옥(84) 할머니는 "일본인들이 사죄하지 않는데 1천회라고 다를 게 있느냐"며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줘서 다시는 우리나라에 나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해 달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김복동(85) 할머니는 "일본 대사는 이 늙은이들이 다 죽기 전에 하루빨리 사죄하라"며 "이명박 대통령도 일본 정부에 대해 과거 잘못을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배상할 것은 배상하라고 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일본 정부한테는 매우 부끄러운 기록을 남긴 날"이라며 "한국 정부도 피해자들을 20년간 거리에 방치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만큼 계속 방관하고 위헌적인 태도를 보이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이날 집회에 앞서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화비'를 애초 예고한 대로 대사관 건너편 인도에 설치했다.

시민사회의 모금으로 건립된 평화비는 단발머리에 한복 차림을 한 위안부 소녀가 무릎 위에 손을 모으고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 높이는 약 130㎝다. 소녀 옆에는 빈 의자가 마련돼 있다.

윤미향 대표는 "꼭 수요일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이 소녀 옆에 앉아서 일본 대사관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손을 잡아주거나 추울 때 모자를 씌워주는 등 자발적으로 위로와 연대를 표시하도록 한 시설물"이라고 평화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평화비 건립에 대해 "양국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놨고, 외신에 따르면 이날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이 평화비 철거를 한국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본 대사관은 잠잠했다.

오전 중 정대협 관계자들이 평화비를 설치하는 모습을 대사관 관계자 서너명이 지켜보긴 했으나 아무런 행동도 없었다.

정오께 수요집회가 시작하고 나서도 대사관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연신 움직이며 현장을 훑었을 뿐 창밖을 내다보는 사람조차 거의 없었다.

그러나 평화비 건립이 외교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관할 자치단체는 매우 난감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애초 관할 종로구는 지난 3월 정대협의 평화비 건립 신청을 받고 도로법 등 관련 법령을 검토한 끝에 문제가 없다며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로부터 문제제기가 들어오자 외교통상부가 일본 측 입장을 종로구에 전달했고, 구는 1천회 집회를 앞두고는 추모비 설치 허가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으며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윤미향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승인을 어디서 받고 안 받고는 우리가 고려할 부분이 아니다. 의지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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