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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시중 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 14~20번의 '황금채널' 배정
- 방송과 기업간의 유착 막는 미디어렙 제도에 비포함 등 정부의 전폭적인 '총애' 받아
- 국내 광고시장 정체 상황서 4마리 공룡 '기존 파이' 잠식
- 선정적 시청률 경쟁 불가피, 기업·정부 편드는 보도 우려
1일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는 예상대로 지상파 채널과 가까운 '황금채널' 14~20번을 배정 받았다. 지상파와 인접한 채널일수록 시청률이 높고, 시청률이 높아야 광고 수익이 증대된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와 언론노조는 콘텐츠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종편이 낮은 번호를 배정받은 것은 특혜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국감에서 "종편 채널이 70~80번대에 외톨이로 있으면 안 된다. (유료방송에 대한) 행정지도로 종편채널들에 지상파 방송 번호와 인접한 채널을 배정하는 일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특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제는 종편에 대한 정부 차원의 특혜가 황금채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편 출범부터 개국 후 광고영업까지, 다른 민간 사업자는 상상도 못할 특혜가 정권 차원에서 주어져 종편이 '특혜의 종합 선물세트'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광고 놓고 무한경쟁 불보듯
전문가들은 종편 1개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을 한해 약 2000억~25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 종편을 먹여살리는데 8000억~1조 원 상당 광고시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광고시장은 GDP 대비 0.7%대에서 거의 정체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GDP 대비 0.73%(8조4501억 원)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규제를 완화해 국내 광고 시장 규모를 2015년까지 GDP 대비 1%(약 13조8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장밋빛 전망에 지나지 않는다. 광고시장은 1989년까지 GDP 대비 1% 미만에 머물다 1997년 GDP 대비 1%를 상회하며 급성장기를 맞았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부터는 GDP 대비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광고시장이 내수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우리나라는 수출중심 산업구조 탓에 경제가 성장해도 광고비가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업종 성장률은 17%였으나 내수업종 성장률은 4%대에 그쳤다.
결국 전체 광고시장의 파이가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종편 4사와 인쇄매체, 지상파 방송, 뉴미디어가 기존 광고시장을 두고 사활을 건 각축전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단국대 박현수(언론홍보학) 교수가 광고주협회의 의뢰를 받아 광고계 인사 1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편 출범 이후 신문사 광고매출이 연간 2800억 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방송 쪽에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다수 보유한 지상파 방송보다 케이블·지역방송·종교방송 광고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방송이 인기 위주의 선정적인 시청률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영산대 이진로(신문방송학) 교수는 "현재 광고시장 규모로는 종편 1개사 정도 더 소화할 수 있지만 정치적 고려 때문에 4개나 선정됐다"며 "방송 광고시장이 과거 신문처럼 치열한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보면 종편이 광고를 판매할 목적으로 광고주를 압박하거나 반대로 보도가 광고주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여러 종편의 광고 압박을 받은 광고주들이 아예 광고를 하지 않아 광고시장이 수축될 우려도 있다"고 꼬집었다.
■종편은 '특혜' 선물세트
종편은 현재 보도·제작과 광고를 분리해 방송과 광고의 부적절한 유착을 막았던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 제도 안에 속해 있지 않다. '광고주 옥죄기'는 물론 광고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광고주와 유착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광고성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등 언론 공공성이 위협받을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학자들은 "이미 종이신문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메이저 신문 4사가 종편을 운영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신문의 영향력을 무기로 광고 영업에 나설 경우 재벌과 정부 등 대형 광고주들이 이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고 결국 나머지 지역 방송과 신문 등 군소 매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종편을 케이블·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이 '의무'적으로 전송하게 한 것도 특혜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체 1900만 가구의 85%를 넘는다. 따라서 유료 방송에 대한 의무전송으로 지상파방송 못지 않은 시청범위를 갖게 됐다. 지상파에는 허용하지 않고 있는 중간광고를 허용하거나 공익광고 시간을 지상파보다 줄여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