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항만으로 한때 연간 100만여 명의 승객이 이용했던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지난해 거가대교 개통 이후 일주일에 4일은 연안여객선의 뱃길이 끊겨 대합실이 텅 빈다. 그나마 주 3회(화·목·토요일 오후 7시) 출항하는 제주행 여객선 코지 아일랜드호(정원 723명)의 승객은 매회 평균 100명 안팎에 그친다.
17일 오후 연안여객터미널 2층 대합실(2560㎡ 규모). 개찰구와 매표소에는 한줄기 불빛조차 흐르지 않아 적막감이 감돌았으며, 편의점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대합실과 3층 사무동을 연결하는 2대의 에스컬레이터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이 중단됐다고 입주 기관 직원들은 전했다.
입주 기관 직원들은 "제주행 선박이 출항하는 날에는 편의점이 잠깐 문을 열 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연안여객터미널은 인적이 드문 불꺼진 항구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코지 아일랜드호 운항업체인 동양고속훼리(주) 관계자는 "승객보다는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화물 수송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거제 운항 선박 6척이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전면 폐업한 데 이어 제주행 현대설봉호마저 지난 9월 화재로 운항이 중단되면서 현재 연안여객터미널에는 화물 중심의 코지 아일랜드호 1척만 운항하고 있다. 1986년 1월 건조된 이 선박은 선령 25년을 초과해 지난해부터 국토해양부의 내항여객선 선박관리 평가를 받으면서 1년 단위로 수명이 연장돼 언제 뱃길을 마감할지 모른다.
앞서 해운대와 태종대를 매일 운항하던 2척의 카멜리아호가 지난 6월 21일부터 뱃길을 끊어 연안여객터미널의 공동화 현상이 시작됐다.
부산항만공사(BPA)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연안여객터미널 토지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안여객터미널은 북항 재개발사업에 따라 2014년 8월 현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된다.
그러나 항만 전문가들은 "연안여객터미널이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될 때까지 이대로 무작정 방치된다면 자칫 부산항의 흉물이 될 수도 있어 당장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