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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남구 용호2동 이동해 할아버지가 물에 젖은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바라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일주일 전의 악몽이 떠올라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2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 2동 다세대 주택에서 만난 이동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수해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폭우에 쓸려온 택시 2대와 통나무가 근처 골목을 막아 물길이 이 할아버지가 사는 주택으로 쓰나미처럼 들이닥쳤다.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이 할아버지는 넘어진 장롱에 올라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집 안으로 들어온 토사는 겨우 걷어냈지만 할아버지 팔에는 당시 가구에 부딪힌 상처가 남았고 가재도구는 모두 못 쓰게 됐다.
6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33㎡ 남짓한 주택에서 혼자 살아온 이 할아버지는 노령연금 9만 원과 자식들이 간간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침수로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집기를 구입해야 하지만 돈이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끼니는 봉사자들이 가져다 준 라면으로 때우고 있다.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은 부산 남구 용호동 주민들은 수마가 할퀴고 간 집에서 악몽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공남(84·남구 용호동) 할머니는 "하루 아침에 집이 엉망이 돼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며 "주말에 또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피할 데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의 딱한 사연에도 불구하고 남구청은 재원 부족으로 도움을 줄 수가 없다. 구청은 피해 신고를 받아 재난 지원금 명목으로 국·시비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주택 침수의 경우 세대당 100만 원 상당만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