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산사태 펜션 덮쳐 대학생 등 13명 숨져

- 245㎜ 내린 부산도 안심못해…예방대책 시급

26일과 27일 이틀간 부산을 비롯한 서울과 경기, 강원 북부 등지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고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저지대 주택가가 물바다로 변하고 산사태로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서울은 '100년 만의 폭우'로 광화문과 강남 등 도심이 물바다로 변해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도시 기능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이틀 동안 최대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27일 밤 10시 현재 사망 또는 실종자가 서울 20명(17명 사망, 3명 실종), 강원도 13명, 경기도 18명(사망 12명, 실종 6명) 등 모두 51명에 달했다.  

27일 0시10분께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 인근에서 산사태로 펜션이 붕괴되면서 봉사활동에 나선 인하대생 등 13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서초구 우면동과 방배동, 남태령 등지에서도 산사태가 발생, 주민 18명(사망 17명, 실종 1명)이 희생됐다.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방갈로 집기를 정리하던 주민 2명이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서울 불광동 삼천사 계곡과 불광천 신응교 아래에서도 각각 1명이 실종됐다. 또 이날 오후 3시께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천이 범람하면서 7개 마을 주민 수백명이 고지대로 긴급 대피했으나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산사태나 주택 침수로 서울 241가구, 360명 등 수도권에서 모두 401가구, 62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정전사고도 잇따라 서울 1만4000여 가구 등 전국 6만6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경춘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포함한 25개 도로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특히 서울은 청계천과 잠수교가 통제되고 지하철 분당선과 중앙선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퇴근 시간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지난 26일부터 이날 밤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이 431.0㎜로 가장 많았고, 인천 278.0㎜, 동두천 276.5㎜, 춘천 265.0㎜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경기, 영서지역은 29일까지 최고 2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산사태와 절개지 붕괴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이날 245.0㎜의 강수량을 기록한 부산은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남구 대남교차로와 영도 봉래교차로, 수영구 남천동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등 주택가와 도로 곳곳이 침수돼 출근길 교통대란을 빚었다. 특히 부산지역도 산복도로 주변 원도심 고지대와 낙동강변 저지대 재해 위험지역이 산재해 있어 기습폭우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방재 전문가는 "전국에서 도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서울 강남지역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면서 "부산도 산자락 절개지가 많아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당국에서 사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