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속 IP추적… 수사기관 따돌려
- 운영자 셋 구속·회원 62명 수사
철저한 비공개 회원제로 100억 원대 도박을 벌인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회원이 접속한 IP를 추적해 수사기관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지능적 수법으로 단속을 따돌렸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3일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도박개장 등)로 운영자 이모(35)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자금 인출책 도모(3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 사이트에서 2000만 원 이상 상습 도박을 한 회원 62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 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일본에 서버를 둔 스포츠토토 사이트 2개를 개설한 후 국내에서 원격 운영하며 회원 2756명이 101억 원 규모의 도박에 참여하게 해 43억7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 일당은 신규 회원은 반드시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고, 전화면접을 거치도록 해 수사기관의 접근을 차단했다. 회원 IP를 그동안 수사기관이 단속에 사용한 IP와 비교해 위장 회원을 가려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에 더해 도박자금이 대포통장에 입금되면 자동으로 사이버 머니가 충전되는 시스템을 개발, 흔적을 지웠다. 도박자금은 월 500만 원에 고용된 전문 인출꾼 도 씨가 은행을 옮겨 다니며 찾았다. 이 같은 2~3중 안전장치 때문에 이 사이트는 1년여간 버젓이 영업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씨 일당은 또 회원에게 실적에 따라 이병~원수까지 계급을 부여, 배당금을 100만~1000만 원으로 차등 지급해 사행심을 유발했다. 추천제로 가입하다 보니 2700명이 넘는 회원 대다수가 친구, 직장 동료 등 서로 아는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회원 중에는 현대자동차 직원 6명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6명은 최근 근무 중 사이버 도박으로 말썽을 빚은 직원들(본지 지난 20일자 8면 보도)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