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무소속 바람의 진원지인 부산 동구와 연제구 등 일부 기초단체장 격전지에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당선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화해와 화합을 바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주민 간 갈등이 봉합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박한재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린 부산 동구 기초단체장 선거전은 '선심용 관광 논란'을 일으키며 유력 후보 간 맞고소 사태까지 불거졌다. 양 후보 측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로를 '지역 정체의 방조자' '가짜 친박' 등으로 몰아세우는 등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양쪽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주민들까지 둘로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더욱이 이번 선거 결과, 구청장-기초의원 라인과 국회의원-시의원 라인으로 나뉘면서 향후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청장과 국회의원 간 사이가 좋지 않아 지역 내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부산 금정구와 동래구 등의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한재 동구청장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일들은 화합 차원에서 덮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가뜩이나 인구도 적은 동구가 양분되지 않고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한 연제구의 경우도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지역 국회의원의 자기사람 심기식 공천 문제로 민심이 양분된 양상이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이 과거 자신을 구청장 공천에서 배제시킨 김희정 전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받은 구청장과 시의원 등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면서 갈등이 재연됐다. 이위준 연제구청장 등은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 결국 당선증을 손에 넣었지만 박 의원은 물론 상대 후보진영과의 불화는 더욱 깊어졌다. 주민 김철민(43·연제구 연산동) 씨는 "정치인들의 욕심 때문에 민심이 쪼개지는 등의 분란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러한 바람이 모아져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준 힘이 된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현역 금정구청장인 고봉복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금정구에서도 선거 몸살이 예고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사천' 논란이 불거졌고, 고 청장과 한나라당 원정희 당선자 캠프 및 지지자 간 감정 싸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 당선자가 당선 인터뷰에서 맨 먼저 갈등 치유를 약속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선거법 위반 여부를 두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신고와 제보가 난무했던 부산 사하구도 주민 화합이 신임 당선자의 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임 구청장이 취임과 함께 조직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과장급까지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공무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사하구의 모 간부직원은 "인사 소문에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업무 외적으로 행해지는 물갈이성 인사 관행은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